서울에 가야겠어

by 혜윤

서울에 오게 된 가장 큰 계기는 한강이었다.

22살이 될 때까지 나에게 서울이란 아주 크고 큰 도시였다.


국내이지만 해외 같은 느낌이었달까,

이렇게 설명하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우려나 싶다.


22살 7월 즈음이었나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가 서울로 대학교를 진학해 자취를 하고 있었다.

국가고시를 치기 전 마지막 방학 때 나는 그 친구가 있는 서울로 훌쩍 놀러 갔다.


그리고 그때 한강을 갔다.

그게 나의 2번째 한강이었다.

7월의 한강은 반짝였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버스킹을 하며 노래를 했다.

또 살짝 그늘진 나무 아래를 명당이라 말하고 있는 듯

나무 아래에 여럿이 모여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나는 벤치에 살포시 누웠다.

나를 얕게 가려주는 나무 그늘과 해에 대고 손을 휘저었다.


그 여름의 한강에는 내가 평생 보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서는 친구에게 말했다.

"세상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 진짜 많네. 다들 너무 멋있다."

친구는 내 말에 동의하는 듯하며 상경하길 권유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내가 평생 포항에 살 것이라 생각했었다.

포항을 벗어나기엔 내가 너무 아프고, 내가 너무 약하고, 이곳에서 인정받으며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한강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서울에 와야겠다.'


치위생과로 재학 중이었던 나는 서울에 다녀오고서 부모님에게 상경을 해 취직할 거라고 말했다.

아빠는 내게 헛바람이 들었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경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나와 친했던 오빠는 내게 바다를 보여주며 서울에는 이런 바다가 없지 않으냐며 우스갯소리로 나를 말렸고,

혼자 상경해 살면 너무 힘들 거라고 걱정 섞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 12월이 되어 취업준비를 할 때 즈음, 나는 정말로 서울에 면접을 보고 왔다.

아빠는 여전히 내게 네가 서울에 가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물었다.


그때 나는 다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빠에게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포항을 벗어나기에 내가 너무 아프고, 약하고, 타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1월, 서울에서 다짐의 시간이 시작됐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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