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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Mar 11. 2022

사랑하는 그대 위하여-자크 프레베르 詩

오늘 생각나는 이 詩 한 편...(2022년 3월 10일)

사랑하는 그대 위하여

- 자크 프레베르(1900~1977)


나는 새(鳥) 시장으로 간다.
거기서 새를 산다.
내 사랑
너를 위해.


나는 꽃 시장으로 간다.
거기서 꽃을 산다.
내 사랑
너를 위해.


나는 고철시장으로 간다.
거기서 쇠사슬을 산다.
육중한 쇠사슬을
내 사랑
너를 위해.


그리고는 노예시장으로 간다.
거기서 너를 찾아 헤맸지만
그러나 너는 없었다.
내 사랑아!




출처 Unsplash



프랑스의 시인 자크 프레베르(1900~1977)는 활동 초기인 1920년대~30년대에는 초현실주의 운동의 기수 역할을 했었다면,

활동 후기에는 샹송풍의 작품을 썼으며 유머와 감미로운 풍자를 곁들인 소박하고 평이한 작품을 써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 詩 <사랑하는 그대 위하여> 역시 풍자를 잘 곁들인 시 같다.

내 사랑을 위해 너무도 자연스럽게 새를 사고, 꽃을 산다.
그러나 육중한 쇠사슬을 사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다 준비된 후 화자는 노예시장으로 향한다. 거기서 애타게 사랑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은 찾지 못한다.




나는 제대로 프레베르를 공부하지 못했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 감히 시대상을 반영하는 詩 풀이를 하는 것까지는 좀 어려울 듯싶다.
허나 단지 詩를 보고 느끼는 느낌을 나의 방식과 생각대로 조금 풀어본다면...


결국 화자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닐 것이란 거다.
사랑을 위해 새를 사주고, 꽃을 사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 사랑에게 자유를 줄 수 없다면...


진정한 사랑은 결국 내 안에서 상대가 마음껏 생각을 펼치고, 자유로이 행동할 수 있는 것이리라.
노예시장에서 결국 찾지 못한 그 사랑이 그나마 희망으로 보여지는 것은 나만의 안도인 걸까?


- 2022년 3월 10일 목요일 밤...


문득 제20대 대선이 끝나고 오늘 프레베르의 <사랑하는 그대 위하여> 이 詩가 새삼스레 맘에 와닿아 올려본다.



추신. 이 詩를 프랑스어로도 올릴 수 있었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추신 2.


추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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