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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Apr 15. 2022

나의 詩 평행선

강하게 나부낄수록 합(合)이 되지 못할 영원한...

평행선

             이은희



밖은 무채색이다
알 수 없는 두통이
따라다닌 지 수개월이 다 돼가도
아직 알지 못한다


밤은 원색이다
가장 빛나는 화려함을 가장한
어두울수록 빛을 발하는
화려함에 중독되어 치장하고
길을 나서서 세상을 온통 눈멀게 한다


너는 물색이다

모든 투영되는 것들과 함께 변하여

종국(終局)에는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진득한 늪으로 자꾸만 몰아넣는

집착의 끈


나는 바람색이다
잔잔히 스치고 스며지는
격하게 흔들고 멀어지는
강하게 나부낄수록 합(合)이 되지 못할
어쩔 수 없는 평행선




이 詩는 2019년 1월 초고를 쓰고,

이후 퇴고의 과정을 거쳐서

2019년 12월에 《군포 예술》에 수록됐다.

사진은 2018년 2월 비내리는 오키나와에서...


2022년 4월 15일 금요일 11시 57분...


신경과 약을 먹은 지 어언 6개월에 접어들고, 되도록 밤 약은 늦은 시간에 먹으려 최대한 노력 중이다.

그러지 않으면 밤 시간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에...


몽롱한 정신을 겨우 붙들고 새벽 두 시가 넘을  때까지 글을 보곤 한다. 어쩌면 습관적 읽기이다.




최근의 나는 좀 특이한 버릇?이 있다. 어쩌면 버릇이 아니라 병?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가족이나 어린 시절부터 알던 사람들은 기억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최근에 만난 사람들은 잘 기억을 못 한다. 


그 사람의 이미지는 대략 알지만 정확한 얼굴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여러 번 만나도 그렇다.

오랜 시간 불면증이 있었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요즘은 비대면 시대와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을 만나서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뭐 의학적 지식이 없으니 딱히 알 수가 없으나..

유추해 보건대 비대면과 마스크 그리고 온라인상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를 붙들고 있어서 실제 그 사람을 만나더라도 기억하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닐는지 싶다.




사설이 참 길기도 했다.


<평행선>은 내면의 자아와 외면의 자아가 결코 만날 수 없음을 상징하는 詩이며, 동시에 ''''가 합체될 수 없음을 하게 알고 있음으로 스스로 버림을 선택하는 조금은 슬픈 詩이다.


평소 모호한 詩를 좋아하지 않으나 조금은 모호할 수 있는 詩이다.

그러나 시인이 시를 쓰면 읽는 것은 독자의 몫이기에 어떻게 해석을 하던 그것은 그대들의 몫일 것이다.


2019년 《군포예술》 中




추신.

오늘도 간신히 금요일 글 발행에 일단 성공은 하였으나 한참 수정을 하고 있는 바로 지금은 이미 토요일..ㅠㅠ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추신 3.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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