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숨이 아무나 지킬 수 있는 것 아니니... 단풍이 들지도 못한 채로 이른 가을바람에 떨어진 잎새가 이리도 많음을 새삼 느끼네. 사진 속 저이는 하나도 아파 보이지도 않는데... 어쩌다가 저리도 빨리 간 것일까? 스물여덟 참 일찍도 갔구나.저 청년은 무슨 까닭이었을까? 모든 것이 궁금하기만 한 지금 이 순간...
-위 메모는 이른 바람에 하늘로 간 일면식도 없는 그저 영락공원에 있는 유골함의 이력과 사진을 보고 쓴 메모이다.
2022년 8월 26일 금요일.
- 강원도 진부의 한 커피숍에서...
지난주 멀리 여수로 시외숙모님의 장례식엘 다녀왔었다.
시외숙모님께서는 작년 말 즈음에 췌장암 판정을 받으셨고, 꼭 일주일 전에 쉰다섯이라는 나이로 결국 췌장암을 이기지 못하고 이른 낙엽이 되셨다.
남편과 함께 시외숙모님의 장례식장엘 다녀오던 길 여수의 날씨는 한없이 좋았고, 발인을 하던 그날 장례식장에서 장례버스를 타고 화장터로 가는 길엔 흐드러지던 목백일홍이 활짝도 피어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이었던가?
시외숙모님을 자주 뵙지는 않았지만 내 기억 속에 남은 숙모님의 모습에는 따스하고 해맑은 웃음이 있었다.
내가 처음 시집와서 맞았던 명절에 시부모님과 함께 시어머니의 고향 마을로 첫인사를 갔을 때 거기서 처음 뵈었던 외숙모님은 내가 설거지를 도우려고 하니 괜찮다고 되었다고 잠시라도 앉아있으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신도 7남매 중 장남에게 시집와서 장남 며느리로 시누이들과 시부모님 수발을 하며 고생을 하셨던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최근에 남편인 큰외삼촌의 사업이 잘되어서 사는 것이 많이 풍요로워졌다는 얘길 들었었다.
장례식장에서 본 외숙모님의 아들과 딸은 얼마나 멋지게 잘났고, 이쁘던지....
저렇게 이쁜 자식들을 두고 외숙모님은 어떻게 눈을 감으셨을까? 저리 멋진 청년이 된 아들과 딸을 보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부디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말고 지금 영정 사진 속에서 처럼 그렇게 환하게 웃으시기만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