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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Sep 13. 2022

나의 詩 뇌를 깁다

기워진 뇌는 위험한 기억들로부터 안전하다.

뇌를 깁다

                       이은희



뇌의 조각조각을 베어낸다

잘 벼린 바람칼로 관통한 뇌는

너무 빠르고도 신속한 움직임에

피조차 맺히지 않았다


잘려진 뇌의 조각조각을 씻어낸다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숲 속

흐르는 샘물은 너무 맑아서

뇌의 작은 주름 틈새까지

티끌 하나 없이 말끔히 씻어준다


잘 씻긴 뇌의 조각조각을 깁는다

노련하게 숙련된 바느질 솜씨로

망각의 실을 끼운 바늘이 빠르고 유연하게

조각과 조각의 틈새를 촘촘히 기워낸다


아무렇지 않다

기워진 뇌는

위험한 기억들로부터

안전하다.










이 시의 초고는 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홀로 다녀온 초막골 산책에서 나의 문창실이 있는 도서관 주차장에 다다랐을 무렵... 떠올랐던 생각을 詩로 표현했던 것이다.




추신.


추신 2.


추신 3.


추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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