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수십 번씩 반복해서 한다면 어떤 일들을 하시겠어요? 이 영화는 무슨 수를 써도 매일 아침 6시만 되면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기상예보관 (꽉 끼는 옷을 입고 나오는 기상캐스터가 아닙니다) Phil Connors의 이야기입니다. 뻔한 déjà vu 이야기지만 Bill Murray 영화라 뻔하지 않은 영화지요.
피츠버그의 mainstream 방송국에서 날씨를 담당하는 Phil Connors는 이기주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며 나시 시스트입니다. 주변 사람들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지만, 그렇다고 예의에 벗어난 사람은 아닙니다. 자기만의 선을 주변에 명확히 긋고 사는 사람이라, 정도 주지 않고 정도 받지도 않는 사람입니다. 자기 관리를 확실하게 하는 사람이라 일도 잘하고, 곧 다른 방송국으로 옮겨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던 차, 2월 2일 Groundhog Day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마못이라는 들쥐류의 동물이 이 날 봄이 언제 올 지 예견할 수 있다는 풍습에 유래된 행사)가 다가오자 뉴스국에서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매년 열리는 이벤트에 Phil 이 가서 취재를 해오도록 합니다.
담당 PD Rita라는 여자와 카메라맨은 Larry - 이 세 명이 밴을 타고 Punxsutawney Phil을 취재하러 Punxsutawney, 펜실베이니아에 가지요. Rita와 Larry는 평범한 시골 마을호텔에 투숙을 하고, Phil 은 고급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다음 날 오전 6시에 Phil 은 알람시계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방송국 프로그램 소리에 눈을 뜹니다. Sonny & Cher의 "I Got You Babe"가 흘러나오고, 깔끔한 아침을 맞지요. 화창한 아침, 그는 민박집 사람들과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한 후 행사가 열리는 공원으로 향합니다.
길가에 서 있는 홈리스에게 돈을 주는 척하려고 지갑을 찾는 듯하더니 그냥 지나갑니다. 오래된 속임수지요. 길을 조금 더 걷던 Phil 은 옛 친구(?)인듯한 보험중개인 Ned를 만납니다. 보험상품을 판매하려는 Ned의 끈질긴 시도를 이겨내고 Phil 은 공원으로 향하지요.
여기서 나오는 Pennsylvania Polka 가 아주 흥겹습니다.
Strike up the music the band has begun The Pennsylvania Polka. Pick out your partner and join in the fun The Pennsylvania Polka.
It started in Scranton, it's now No 1 It's bound to entertain you Everybody has a mania To do the polka from Pennsylvania
While they're dancing
Everybody's cares are quickly gone
Sweet romancing
This goes on and on until the dawn
They're so carefree
Gay with laughter happy as can be They stop to have a beer Then the crowd begins to cheer They kiss and then they start to dance again.
수많은 사람들과 방송국에서 Punxsutawney Phil 가 어떤 날씨예보를 할지 궁금해하며 모인 이 날, 드디어 Phil (공교롭게도 이 마못의 이름도 Phil입니다) 은 이 날 구멍에서 나오면서 해를 쳐다보지 않고 자신의 그림자가 향하는 쪽을 봅니다. 즉, 겨울이 더 지속된다는 의미지요.
취재를 끝내고 다시 피츠버그로 향하던 이 팀은 큰 눈보라로 인해 다시 Punxsutawney로 다시 돌아가고 하룻밤을 그곳에서 지냅니다.
다음 날 오전 6시 알람시계 소리에 잠이 깬 Phil 은 느낌이 왠지 이상합니다. 일어나서 바깥을 보니 왠지 익숙한 풍경이지요. 라디오에서도 어제 틀어주었던 같은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방송국의 실수려니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간 Phil 은 어제 만났던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은 질문들을 하는 것을 보고 매우 이상하게 느끼지요. 어제 일은 그럼 꿈이었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발길은 '다시' 어제 그 공원으로 향합니다.
Rita와 Larry를 본 Phil 은 Rita에게 "나 뺨 한대만 세게 쳐 줄래요?"라고 말합니다. 정신을 차리겠다는 의도인데, Rita는 그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지요. 어쨌거나 이들도 별다른 이상한 행동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본 Phil 은 꿈이었겠지 하며 '다시' 2월 2일 Groundhog Day의 일정을 소화합니다. 하지만 촬영 후 길을 떠나고 폭설로 인해 다시 그 마을로 돌아오게 된 Phil 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어서 조금은 심란해지지요. 새벽 4시가 넘어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다시 오전 6시가 됩니다. 이 날도 또 같은 노래, 또 같은 풍경, 그리고 또 같은 사람들과 대화가 시작됩니다.
이런 생각을 Rita에게 말을 조금 건네 보지만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 여자 - 결국은 동네 정신과 의사에게도 가 보지만 헛수고입니다.
그날 밤, 낯선 사람들과 바에서 술을 마시며 멋진 휴양지에서 경험한 날도 아닌 왜 이런 날을 반복해서 살아야 하는지 Phil 은 하소연을 합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하건 말건 옆에 앉아있는 한 남자는 "이게 반이나 남은 술이냐, 아니면 반이나 마신 술이냐?"라고 말하고, 그 옆에 앉아있는 또 한 사람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삶이라... 내 삶이네"라고 우울한 표정을 합니다. 이 낯선 남자 둘 중 하나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내일이 없다면, 결과도 없겠고,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 되겠네?" - 이 말을 듣고 이들과 Phil 은 아주 위험한 장난을 하게 되지요.
그 다음날 오전, 전날과 같은 아침을 맞은 Phil 은 하나하나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식당에서 먹고 싶은 것들, 피고 싶은 담배, 마시고 싶은 커피를 맘껏 마십니다.
이후 Phil의 다음 시도는 여느 남자들이 할 만한 일들을 해 봅니다. Déjà vu를 이용해서 Nancy라는 순진한 여자와 매일같이 며칠간 대화를 한 후 결국 어느 날에는 그 여자가 Phil 이 자기의 동창이었다고까지 생각할 만큼까지 만들고 약혼까지 해 보는 일이었지요. 그 후 은행강도(?)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여자를 꼬시는 일도 합니다.
이러던 중 Phil 은 PD 인 Rita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일이 Nancy에게 써먹은 방식의 "Rita 꼬시기"이지요. 식당에서 그는 그녀에게 "좋아하는 남성상"에 대해 물어봅니다:
Rita: This is getting too personal. I'm not ready to share this with you. How about you? What do you want?
Phil: What I really want is someone like you.
Rita: Oh, please!
Phil: Why not? What are you looking for? Who's your perfect guy?
Rita: First of all, he's too humble to know he's perfect.
Phil: That's me!
Rita: He's intelligent, supportive, funny....
Phil: Intelligent, supportive, funny. Me, me, me.
Rita: He's romantic and courageous.
Phil: Me also.
Rita: He's got a good body but doesn't have to look in the mirror often.
Phil: I have a great body, and sometimes I go months without looking.
Rita: He's kind, sensitive and gentle. He's not afraid to cry.
Phil: This is a man we're talking about, right?
Rita: He likes animals, children, and he'll change poopy diapers.
Phil: Does he have to use the word "poopy"?
Rita: He plays an instrument, and he loves his mother.
Phil: I am really close on this one. Really, really close.
이를 시작으로 해서 깊이는 하나도 없는 "Rita 꼬시기"에 들어갑니다.
어느 날은 Rita 가 19th-century French poetry를 공부했다고 하자 Phil 은 이를 비웃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Phil: "What a waste of time! I mean, for someone else that'd be a total waste. So bold of you to choose that."
이렇게 그날 밤을 망친 Phil 은 다음 날 이렇게 접근하지요:
Phil: You weren't in broadcasting or journalism or anything like that?
Rita: Believe it or not, I studied 19th-century French poetry.
Phil: (프렌치로 유창하게 말을 함)
Rita: You speak French!
Phil: Oui.
이렇게 Phil 은 그녀와 그저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별의별 수단을 모두 활용합니다. 눈사람 만들기, 눈싸움 등 며칠간의 déjà vu를 통해 알게 된 Rita 가 좋아하는 주제에 부합하는 대화와 행동들을 모두 동원하지요.
위 장면은 참 아름답지요? 마치 glass globe 안에 있는 장식들같이 반짝반짝 빛나고 예쁩니다. 이 두 사람은 이렇게 꿈같은 시간을 같이 하며 2월 2일의 늦은 밤 시간을 지냅니다. Rita는 꿈같은 현실을, 하지만 Phil 은 현실 같은 꿈속을 보내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결국 그녀를 민박집 안으로까지는 유인하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깊이 없는 one night stand 였을 뿐, 결국 그가 원하는 것까지는 얻지 못합니다. 이후 그는 여러 날의 déjà vu를 통해도 그녀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오히려 뺨만 수십대 맞는 비참한 상황에 다다르지요. 진정함이 없는 Phil의 감정 장난은 Rita 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에 낙심이 된 Phil, 이제는 자살을 시도합니다.
결국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하는 Phil. 이제는 냉소적이 되어 Rita 담담하게 자신이 경험한 모든 일들을 알려줍니다. 자신이 déjà vu를 겪고 있고, 하루지만 자신의 주위에서 일어날 일을 알고 있으며 그런 와중에서 Rita 가 위선 주의자라며 공격까지 합니다. Phil을 불상하게 여긴 Rita는 그의 말이 맞는지 그리고 그를 진심으로 도와주기 위해 하룻밤을 같이 지새우기로 합니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6시가 되기 전 이두 사람은 잠에 빠져들고, 결국은 2월 2일을 Phil 홀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Phil의 관점이 바뀝니다. "좋은 일들을 시작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진심 어린 행동들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을 돕는 일이 주된 일이지만 그의 팀인 Rita와 Larry에게 따스한 말과 커피를 사 오는 일도 처음으로 해 봅니다. 그 와중에서 그는 피아노와 ice sculpting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뉴는 나중에 언젠가는 Rita에게 아름다운 노래와 얼음조각품을 선물로 주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사람을 향해 마음을 여는, 그리고 그가 먼저 선을 그어 놓은 후 그 안에서만 대해왔던 차갑기만 했던 인간관계를 허물게 되지요.
이날 밤, 마을에서는 파티가 열립니다. 이곳에서 Phil 은 그간 쌓아온 피아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bachelor 경매에서도 Rita에게 최고가에 매각(?)됩니다. 이 둘은, 특히 Phil 은 Rita와 진솔한 대화를 하며 마음속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수십일을 반복해서 살아왔다는 이야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Rita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고백하게 되지요.
Phil의 모든 고백을 믿게 된 Rita는 둘이 밤을 새워서라도 이 흐름을 끊어놓기로 마음을 먹고 도전하지만 역시 다시 잠에 빠지고 말지요. 하지만 찾아온 다음날에는 라디오에서 다른 음악이 흘러나오고, 분주했던 마을도 평온해 보입니다. 2월 3일로 넘어간 것이지요.
결국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게 된 Phil - 그와 Rita의 삶의 길에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마도 그의 이제는 바뀐 삶의 태도가 그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Roger Ebert의 평이 매우 적절합니다: "Groundhog Day" is a film that finds its note and purpose so precisely that its genius may not be immediately noticeable. It unfolds so inevitably, is so entertaining, so apparently effortless, that you have to stand back and slap yourself before you see how good it really is. (omitted) We see that life is like that. Tomorrow will come, and whether or not it is always Feb. 2, all we can do about it is be the best person we know how to be. The good news is that we can learn to be better people. There is a moment when Phil tells Rita, "When you stand in the snow, you look like an angel." The point is not that he has come to love Rita. It is that he has learned to see the 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