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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에필로그

미 동부 여행기를 마치며

by 보현

마침내 40회에 걸친 미 동부여행기를 마칩니다.

2024년 10월 1일 뉴욕의 J.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하여 11월 3일 한국에 돌아오기까지 한 달여간 뉴욕에 머무르며 미 동부지역을 여행한 기록입니다.


미국 동부는 서부의 대자연과 달리 미국 건국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지요. 땅에 스며있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나는 역사의 숨결을 따라가면서 그 역사를 만들어 갔던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열심히 돌아다녔답니다.


버지니아의 제임스타운에 최초로 건설된 식민지 마을에 도착한 이주민들과 북부의 케이프 코드에 도착한 메이플라워호의 이주민들 앞에 놓였던 재난과 이를 극복하고 오늘날의 미국이라는 세계 초일류국가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감동적이었어요.


남부 버지니아든 북부 매사추세츠이든 식민지 정착민들은 일단 새로운 땅에 자리를 잡자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함께 노력을 경주했어요. 한마음으로 독립운동을 펼쳤던 그들이었지만 통일 후에는 남북간의 갈등을 숨길 수 없게 되었지요. 그래서 동부지역에는 전장(戰場)도 많이 남아있고 전쟁 기념관도 많이 있습니다. 동부지역은 곳곳이 역사박물관입니다.


특히 미국을 세계 제일의 초콜릿 왕국으로 만든 밀턴 허쉬 타운을 방문하여 허쉬의 행적을 따라가 볼 수 있었던 점과 프랑스인 프와브르의 미망인이 두풍가와 재혼하여 만든 미국 제1의 정원인 롱우드 가든을 방문하여 프아브르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뛰어다녔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리고 뉴욕은 정말 놀라운 곳이더군요. 돈과 인재가 몰려들면서 만들어진 이 마천루 도시는 볼거리도 많고 재미있는 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멋진 곳이었어요. 세계의 진귀한 보물들을 수집해 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정말 부러웠어요. 유명화가들의 진품 그림들을 마음껏 본 것도 밥 안 먹고도 배부른 기억입니다. 게다가 뉴욕의 피자는 정말 맛있었어요. 피자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주었어요.


나선 김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거쳐 캐나다의 퀘벡까지 가면서 그 유명하다는 메이플 루트도 다녀올 수 있어 나의 버킷 리스트 하나도 해결했어요.


원하는 모든 것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나의 여행길을 알차게 만들어준 여러 사람들이 있어 하루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어요. 우선 온 성심을 다해 우리를 환대해 준 딸과 사위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버지니아 여행을 계획하고 동행해 준 친구 헬렌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를 보냅니다. 무엇보다 뱃줄을 단 병약한 몸으로 아내를 쫓아다니느라 고생한 남편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긴 여행일정에도 불구하고 불상사가 생기지 않고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으니 하느님의 은혜입니다.


그동안 저의 여행기를 읽어주시고 귀한 답글까지 달아주신 브런치 독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숙제를 마친 학생의 홀가분한 마음으로 제 주변을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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