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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카씽 May 04. 2023

어린이가 바라는 것

우리도 한때 어린이.


 

 아이들의 세상은 단순하면서도 또 다양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되면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묘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길을 걷다 색깔 블록만 밟는 나름의 규칙을 제안하고, 하루종일 말 끝에 똥을 붙인다. 또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진지하게 추고는 어느 한순간에 터져버리는 웃음. 처음엔 엥? 이해가 안 되지만 어느새 그들의 세상에 자연스레 초대되어 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러면서 아! 맞아, 나도 한때 어린이였지. 나도 어린이일 때 이렇게 놀았었지 끄덕인다.

 그래, 우리도 한때 어린이였다. 그럼에도 아이에게 점잔 떨며 어른인 척 얼마나 선 그었던가. 그만 좀 하라고 얌전히 있으라고 우리 집 어린이에게 예의 없게 굴었던 일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잔소리 없이 아이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어른도 함께 어린이가 되어 그 세상을 즐기는 것. 어린이의 바람은 그거 아닐까?

 "엄마 내 표정 좀 봐봐~" 오늘도 어김없이 찰랑이가 얼굴 근육에 잔뜩 힘을 주고 입을 씰룩거리기에, 지지 않고 괴기스러운 소리까지 내며 요상한 표정으로 맞장구쳤다. 그게 뭐라고 뒤로 넘어가 낄낄거리는 어린이 모습에 나 또한 웃음이 터진다. 매일 몇 번씩 초대되는 어린이의 세상은 코 끝 간지럽게 즐겁다. 어린이건 한때 어린이였건 즐거움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어린이의 세상. 오늘도 그들의 세상에 어깨동무하며 정답게 들어가 본다. 그렇게 즐거운 어린이가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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