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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리목 Aug 23. 2020

우리 집 학원

엄마와 공부가 싫은 중1 사춘기 딸아이의 거실 학원

저희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중3인 아들 녀석과 중1인 딸아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중3인 아들은 이제 중2병에서 완쾌? 가 되어 고등학교 입시에 조금은 집중하는 듯하고.

올해 그러니까 2020년 2월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딸은 코로나 19로 인해 졸업식도 중학교 입학식도 없이 중학생이 되어버렸다. 


초등학생 때도 시험이 없었고 중학교 1학년이 되어도 자율학기제라 시험도 없다. 코로나 19로 학교 수업도 안 가고.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를 가는 것을 대체하며 출석을 대체하면서 중학교 1학년 1학기를 그렇게 집순이를 하면서 보냈다. 

 

전염병으로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난 뉴스 기사를 보게 되었다.


https://moneys.mt.co.kr/news/mwView.php?no=2020062213588028552&outlink=1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아이들만 남겨두고 출근해서는 아이들이 제대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지 하라고 한 숙제며 과제들은 잘하고 있는지. 그렇다고 옆에 계속 붙어 있기는 더욱더 힘든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그렇게 한 학기를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보내고 짧은 여름방학을 하고 바로 개학을 했다.

지난주부터 2학기 수업을 대면 수업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데 또다시 고개를 든 코로나 19 전파로 다음 주 아니 내일부터 다시 격주로 수업을 들어간다고 한다. 

전염병이라는 어떻게 피하고 뭐라 해 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주의를 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 이외에는. 그래서 스스로 조심하며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하는 게 맞다. 


코로나 19가 가져다준 학력저하에 대해 일부에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든 아이들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 아이들이 얼마나 될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속적인 학교생활이 되지 않아 중학교의 참맛?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보내버린 한 학기를 아이는 어떻게 기억을 할지. 같은 반에 친구들이 누구인지 전체 반 아이들이 몇 명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격주 혹은 격일로 갈 때 만났던 같은 조 아이들만 알게 되는 웃픈 현실...


부족한 공부는 다른 어떤 것 보다 큰 손실이 되지는 않았는지. 부족한 공부를 봐줄 학원도 마찬가지로 온라인 수업을 들어가는 상황이라...  

 

그래서 집사람이 개원한 정식으로 등록한 학원이 아닌 학원이 있다. 사실 코로나 19가 터지기 훨씬 이전부터 아이들과 집에서 학원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정식 명칭은 "화화 학원"이다. 애 엄마가 아이들 공부를 봐주는 원장이고 나는 부원장이다. 학생들 즉 아들과 딸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게 있으면 가져다준다. 간식이나 음료 등을 챙겨주고 청소나 해 주는 것이 내 일이다. 


부부지간에 운전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정설이 있다. 운전을 가르쳐주다가 부부싸움은 기본이고 더 큰 싸움이 된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이들과의 학원? 수업이 과연 제대로 되겠냐는 것이다.

부부지간에 운전을 가르쳐주는 것과 부모 자식 간에 공부를 봐주는 일이라는 것이 제대로 되는 건지.


어젯밤에도 공부를 하다 중1 딸아이와 지 엄마 간의 싸움이 일어났다. 공부한 내용을 알고 모르는 것을 떠나 사춘기 중학교 1학년생의  수업 태도며 말투며 이런 것들로 모녀간에 싸움이 일어난다.

부족한 공부 봐주려다 기어이. 좋게 시작했다 둘 다 기분이 언짢아지고...

 


그러다 잠시 언제 그랬냐며 둘이서 '하하, 호호' 웃으며 자리에 앉아 또 공부를 하고 있다.

부부싸움인 칼로 물 베기보다 더 쉬운 싸움이 되어버렸던 것 같다. 

분명 둘이 싸우고 있더니만... 지금은 웃고 있는 이 상황은 뭐지?~~~~


엄마가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이 어렵고 아이도 엄마에게 배운다는 것 역시 어렵다는 것을 잘 알 거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고 듣지 못했던 것들을 엄마에게서 배우며 듣는 건 아닌지.


공부는 좀 늦어도 때가 되면 다 한다고 생각한다. 조바심 가지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지금은 그냥 코로나 19가 빨리 물러가고 사라져서 평소에 하면서 살았던 일상대로 살아가 보고 싶다는 그 간절함이 더 큰 것 같다. 함께하는 그 순간만이더라도 가족은 서로에게 소중한 것이라 것을 생각해 본다.


이렇게 운영해서 학원이 제대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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