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리목 Sep 09. 2020

다름을 인정하는 게 현실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하는 건

나와 다른 사람. 

내가 근무하는 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성인들이다. 생김새도 다르고 생각도 자라온 환경도 모두 다 다르다.

팀장이라는 사람의 이름으로 똑같은 생각을 강요해 하나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 나를 따르라라고 이야기하고 강요를 해도 쉽게 변하지 않고 따라오지는 않는다. 다름을 인정을 하면서도 다른 행동들을 하면 서운한 기분이 드는 건 무슨 이유일까? 혼자만 들떠서인가? 그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아니 알 수 없는...

너무 과한 오지랖일까? 내 뜻을 따라오지 못하는 다른 사람에 대한 서운함이 더 큰 것이 문제였던가?


오늘 사무실에서 점심시간 먹고 최근에 타 기관에서 전입한 직원이 점심시간이 끝이난 시간에도 책상이 비워져 있길래 왜 아직 들어오지 않지라는 생각을 하며 무슨 일이 있나라는 걱정을 하며 조금 기다리던 시간이 지나고.

업무를 보기 위해 전자문서를 열었더니 근무상황 신청이 결재가 올라와있다. 자리를 비운 그 직원의 이름이 뜬다.  오후 시간 연가를 신청하는 결재를 올리고 아무 말 없이 조퇴를 해 버린 것이다. 뭐 급한일이 있겠거니 하고

혹시 큰일이 있나 싶어 깨톡을 남겼다. 급한 일이 생겨서 이야기 못하고 나왔다면서.

이 무슨 황당한 소리... 아무리 급한 일이 있더라고 아니 정말 급한 일이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던가?

적어도 사무실을 나가면서 급한 일이 있어 일찍 나가겠다며, 그래서 전자결재 올렸다고.

적어도 그런 행위 정도는 해 줘야 서로에게 이해를 할 것 같기도 하고 배려도 되는 것이 아닌지. 얼마나 개인적으로 급한 일이 있어 저러나 싶어 이해를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오후 내내 그 찝찝한 기분은 도저히 지워지지가 않는다. 나를 도대체 뭘로 보고 저따위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최근에 타기관에서 전입한 직원이고 또 나와 멘토-멘티 관계에 있는 직원이라 지정되어있어 엄청 공을 들이며 새로 옮긴 직장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는 직원이다. 그에 부응하듯 잘 따라와 주고 업무 이해도 잘하는 것 같아 꽤나 만족스러웠었는데. 오늘 그 직원의 작은 행동 하나로 완전히 그 친구의 가치가 점수가 마이너스가 되어 처음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배신감이 느껴지는 건 내가 너무 공을 들인 건 아닌지. 너무 어여삐 여기는 건 아닌지...

혼자만 너무 올인해서 너무 많은 기운을 불어넣었던 건지...


마음 추스르며 읽었던 문구가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 같다. 



만만해 보일수록 알고 보면 가장 무서운 태도

여기저기 웃어주며 만날 때

마음은 공허함을 잊지 마라

감정의 수명은 짧고 

호의의 수명도 짧다.

여기저기 전화가 올 때

미안한 마음에 다 받아주지 마라

그렇게 잘해줘도

그렇게 또 필요할 때만 온다.

여기저기 신경 써줘야 할 때

같은 배려를 받았던지를 생각해라.

받은 만큼 주는 대신

주는 만큼 다시 온다.

여기저기서 많은 말을 해도

당신의 길은 하나임을 잊지 마라.

바깥에서 들려오는 말들과 

내면에서 울리는 말의 온도는 다르다.


출처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속으로 다짐한다. 무작정 퍼주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작 내게 돌아오는 것이 없어도 그저 즐겁고 기쁜 마음에 퍼 주었는데. 그 댁가로 마음에 큰 상처가 남는 것 같다. 그저 중립. 나와 많이 다름을 인정. 그들과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꼭 인정하자. 더 이상 가까이 가지는 말고 적당한 선에서 끝을 내자고... 


다름을 인정하고 내가 이런 별 거 아닌 걸로 스트레스받지 말고. 적정선을 지키며 그렇게 지내자. 절대 선은 넘지 말고.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나와는 다른 세대의 사람임을. 더 이상 집착은 하지 않는 걸로. 큰일 난다. 더이성 미련스럽고 한심한 상황은 여기서 끝 내는 걸로.


충분히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적정한 선을 긋고 살아가자. 한 개를 주었다고 다른 하나를 받을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말고, 함께하는 동안 그저 모난 사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큰 마음만을 가진채로. 그들을 대하자.


삼십 대 초반과 사십 대 중반 이후의 사람은 분명 다르다는 사실을. 절대 같아질 수 없으며 내가 간, 쓸개 내어주면서 잘해 준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절대 나를 좋게 봐줄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내가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그 사람이 내게 심혈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속을 다 꺼내 주지 말자. 절대로. 그렇다고 나를 알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선을 긋고 적정선을 꼭 지켜서 더 이상 상처 받는 일 없도록 하자. 이건 분명 나만 손해다.  

 나와 그들은 분명히 다르다는 그 사실을. 그리고 내가 주는 것에 대해 받을 것은 없다는. 아예 바라지 않는 그런 생활이 되길 바라며, 무한정 퍼 주는 것도 참아가면서. 

그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적정선만을 유지하도록 하자. 



작가의 이전글 다른 세대의 사람들과 함께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