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두려움들에게

두려움의 조각들 사이 속에서 피어난 -

by 삶예글방



나의 모든 두려움들에게, 안녕을 고하며.

빼꼼, 인사를 하지만 아직 너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 두려움들은 왜 불쑥 - 나에게 찾아오는 걸까. 실체 없는 두려움이라지만, 두려움은 또 불안으로, 막연함으로 찾아오기도 해.


최근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일이 생기기도 했고, 결국에는 일이 커져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하는 일도 생겼어.


엄청 두려웠어.

누군가에게 평가 받는 일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이 나한테 있다는 사실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결코 피하지만은 못하는 현실 앞에서 막막함이 찾아왔어.


숨어 있던 두려움이 찾아왔어. 그게 너였고, 너라는 두려움을 잠재우려고 했지만 이내 나를 집어 삼켰어.


어떻게 해야 하지?

고요하게 기도를 하며 나아가기도 하고, 잠잠히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사실이 나를 더 두렵게 만들었어. 나는 상황을 마주하기가 무서워.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수습만 잘하자! 라는 다짐을 하지만, 수습이 가장 두려워. 상황을 마주해야 하잖아.


어쩌면 회피하고 싶은지도 몰라. 처리 해야 할 일들이 나를 커다랗게 지켜보고 있는데, 더 이상 손도 대기 싫은 거 있지. 상황을 마주해야 하고, 처리해야 할 일들은 커다랗게 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 너무 힘들어. ‘결국에는 해야 해’ ‘나중에 돌아보면 이러한 일들도 결국 나에게 토양의 자분이 되어 나를 키우고 있겠지’ 라는 생각은 하지만, 과연 그럴까 - 지금은 너무 도망치고 싶은데. 그냥 막연하게 다가오는 모든 상황이 너무나도 막막하게도 찾아와.



혼자 있고 싶어. 철저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근데 해야 하는 일들은 산더미처럼 나를 지켜보고 있어. 너라는 두려움을 적으면 두려움이 없어질까 - 너라는 존재가 나에게서 없어질까 - 하는 마음에 적어보고 있어. 그리고 나중에 너라는 존재를 다시 꺼내 봤을 때, '그땐 그랬지 - ' 하고 다시 웃으며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내 안에 있는 두려움을 꺼내봤어. 적고 나니 이제야 알겠어.


내가 가장 두려워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말이야.


평가 받을까봐 -

실망 시킬까봐 -

완벽하게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나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는 사실이 옭아맸던 거야. 어떻게 완벽하겠어 사람이, 그치? 나에게는 철저히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나 자신에게는 더더욱 까다로운 기준을 도입하는 사람으로서, 하나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아. 근데 그 실수가 - 마침. 딱 - 하니 나를 보고 있는 거지.


좀 더 제대로 할 수는 없었을까 -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 어쩌겠어, 이런 모습마저도 받아 들여야겠지. 사랑해야겠지. 이번 일을 시작으로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려고. 그럴 수 있지 - 하는 마음을 더 키우려고.


정말 신기하게도 너를 다 적고 난 다음 마음이 고요히 정리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 있지.

담대한 마음이 생겼어. 받아들이는 마음도 생기고, 마주할 용기도 생긴 거 같아. 위기를 기회로, 두려움을 회복의 시간으로 받아 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어.


빼꼼 -

나를 지켜보고 있는 모든 나의 두려움들에게,


이제 그만 들어가자!


왜냐면, 다시 희망의 노래를 부르러 가야 하거든




시원 작가소개 최종.jpg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