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을 구성하는 요소를 보면 행동을 알 수 있다. 습관이란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행하고 반복하는 행동을 말한다. 습관은 행동에 존속된 개념이다. 그러나 습관을 보고 행동이라는 것에 대해 접근하는 것도 연역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오히려 그쪽이 더 흥미롭다.
습관에 내재된 흐름은 가치의 작용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가치를 느끼고 그 가치를 얻어내기 위한 행위방침을 세워 물질적인 이익을 갈취하려는 일종의 수작이다. 여기서 가치와 행동의 순환과정은 행동 전과 후에서 작동하며 반복하는 모든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 보자. 우리가 어떤 가치, 즉 행동 전에 발생하는 이득을 얻을 것 같다는 느낌이 도파민이 촉진되는 단계에서 발생한 그 가치를 맞닿아 발견되면, 행동으로 그것을 쟁취해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그 후 우리는 행동을 옮긴다. 눈앞에 바나나를 먹겠다는 집념 하나로 있는 힘껏 손을 뻗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들은 바나나에서 가치를 느꼈고 그것을 얻어내기 위해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게 손을 뻗는 행동을 취한 것이다.
이후 아이는 자신의 행동으로 얻어 낸 바나나를 먹는다. 바나나를 먹은 아이는 바나나라는 보상과 함께 맛있다는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행동으로 얻어낸 가치에 대해 스스로에게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것이 행동 이후로 떨어지는 보상 가치다.
다만, 우리의 뇌는 하루에 할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별다른 생각 없이도 행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동성을 갖추려 한다. 즉 사람이 새로운 자극을 맞이할 때마다 아이처럼 매번 논리회로를 거치지 않고도 신속 정확하게 정보를 얻고 보상을 취하기 위해서 행동 회로가 무의식적인 영역으로 넘어가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굳이 뇌에 알아야 할 내용을 과다하게 적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건을 기억한다면 그 순간의 느낌까지도 명확히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한 장소에 갔을 때 불쾌한 기분이 들지만 그 불쾌함을 유발한 사건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¹
이것은 내가 행하는 태도가 무엇을 위한 일인지도 인지하지 않고서 발생하는 행동 패턴으로 적립되어 벌어진 대표적 예시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우리의 본능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습관이 우리 몸에 자리 잡은 이유로 대변되기도 하다. 이번 브런치북에선 보상에 대한 도파민 분비나 보상을 기대함으로써 발생하는 열망의 영역을 제외하고 오직 행동이라는 관점 하나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가져볼 것이다. 그리고 2장에서 언급했던 습관화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어 보자.
단순 행동 관점에서 내가 연구한 단 두 가지의 키워드는 「합리화」와 「저항성」이다. 합리화란 자신의 상태에 따라 노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을 미루거나 결정을 포기하는 행동이다. 저항성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와 내가 쓰려고 예정해 둔 에너지의 일치, 혹은 전자가 후자보다 적을 때 더 쉽게 행동이 발현된다는 점을 다루는 개념이다.
두 가지 모두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잘만 이용하면 우리에게 득이 될 수 있다. 합리화는 실은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노력만을 하도록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데 귀신같은 역할을 한다.
이번 장에서 가볍게 다뤄보고 한 가지 응용해 보자. 나 같은 경우 하체 운동을 겁내면서도 막상 몇 개 시작해 보면 도중에 그만하자는 생각을 미룬다. 시작하기 전에는 그렇게 하기 싫다 미루면서도 말이다. 누구나 자신이 시작한 일을 끝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운동을 이미 시작했다면, 똑같이 그만할까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그만두더라도 하던 것만 마저 하고 그만하자'는 「합리화」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는 미국 최고의 자기 계발 전문가인 제임스 클리어가 설명한 '2분 법칙'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현대적인 최고의 안무가인 트와일라 타프는 자신의 성공 비밀을 습관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목표는 '연습하자'가 아니라 빠르게 집에서 나와 택시를 잡고 기사님께 연습실로 데려다주라 말하는 것이라 설명했다.*² 이 같은 사례는 최대한 빨리 시작 단계에 접어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합리화가 작동하기 이전에 행동을 시작하는 사례였지만, 합리화를 우리에게 좋은 활용법까지 알기 위해서는 합리화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¹ 출처 도서〈생각에 관한 생각〉
*² 출처 도서〈아주 작은 습관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