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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Aug 31. 2018

Led Zeppelin A to Z #1


가장 일관된 하드록 밴드 AC/DC에 이어 가장 완벽한 하드록 밴드 레드 제플린의 'A to Z'도 다뤄보려 한다. 4년 전 음악취향Y에 올리다 미처 끝을 못내 여기에서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2회로 나눠 게재할 것이다. 1회는 음악취향Y에 실은 A에서 K까지 내용들이, 2회는 그 나머지다. 콘텐츠는 일본 <Rockin' On Books 'Led Zeppelin'>을 참조했다.





Abbey Road


1969년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이 『Led Zeppelin II(이하 'II'로 표기)』로 빌보드 차트에서 겨뤄야 했던 앨범은 다름 아닌 비틀즈(The Beatles)의 『Abbey Road』였다. 1969년 12월27일 『Abbey Road』는 레드 제플린의 신보에 1위 자릴 내주었지만 1주 뒤인 1970년 1월3일 비틀즈는 다시 정상에 올랐다. 2주 뒤 레드 제플린이 다시 1위 자릴 되찾았고 그 다음 주 비틀즈가 다시 왕좌에 오르기를 반복, 상황은 그야말로 용호상박이었다. 하지만 1월31일, 레드 제플린이 1위에 오른 뒤 『Abbey Road』는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지 못했고, 레드 제플린 2집은 그대로 3월6일까지 정상 자릴 지켰다. 참고로 3월7일 레드 제플린을 밀어낸 앨범은 다름 아닌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였다.  

  


A&R Studios


『II』의 믹싱과 「Heartbreaker」레코딩이 이뤄진 뉴욕 소재 스튜디오. 특히 믹싱은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와의 작업으로 유명한 에디 크레이머(Eddie Kramer)가 지미 페이지(Jimmy Page)와 손잡은 끝에 이틀이 걸렸다. 사실 두 사람이 레드 제플린의 양대 명반 중 한 장인 『II』에 공헌한 부분은 반드시 기억되어야 하는데, 당시 살인적인 공연 스케줄 탓에 중구난방으로 이뤄진 녹음이 그나마 탄탄하고 일관된 최종 결과물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페이지/크레이머 콤비의 솜씨 덕분이었던 것이다. 중에서도 「Whole Lotta Love」의 믹싱 수준은 지금까지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설'로 남아 있다.     


아멧 에트건과 지미 페이지.


Ahmet Ertegun


아틀란틱 레코드(Atlantic Records) 창립자 겸 음반 프로듀서인 아멧 에트건(Ahmet Ertegun)은 1968년 갓 결성된 레드 제플린의 데모 테잎을 듣고 밴드의 재능을 확신, 곧바로 5년 계약을 제시한 인물이다. 지난 2007년 성사된 레드 제플린 재결성 기념 공연은 2006년 세상을 버린 아멧 에트건 추모 공연이기도 했다.        



알리스터 크로울리.


Aleister Crowley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그 유명한 곡에도 나오는 알리스터 크로울리(Aleister Crowley)는 20세기 전반에 활동한 영국의 신비주의자 겸 작가다. 예술가들 중엔 그의 추종세력이 많았는데 초자연적인 것을 좋아했던 지미 페이지 역시 그에게 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가령 '알리스터 아이템' 수집가였던 그는 1970년대에 아예 알리스터의 별장이었던 보레스킨 하우스(Boleskine House)를 사들였고, 『Led Zeppelin III』초기반에는 그의 잠언을 실었다. 레드 제플린의 음악이 때때로 신비롭게 들렸던 건 어쩌면 알리스터 크로울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Alison Krauss


미국 컨트리/블루그래스 뮤지션. 레드 벨리(Lead Belly) 트리뷰트 공연에서 함께 한 것을 계기로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와 친해진 앨리슨은 티 본 버네트(T-Bone Burnett)를 프로듀서로 초빙해 2007년 콜라보 앨범 『Raising Sand』를 발표했다. 블루스와 컨트리, 포크록이 맛있게 응용된 앨범은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어 2009년 그래미어워드에선 '올해의 앨범'을 비롯, 무려 5개 부문을 휩쓸었다.      



Anne Bredon


미국 포크 싱어. 레드 제플린 1집 수록곡 「Babe I'm Gonna Leave You」의 원작자다. 1962년 존 바에즈(Joan Baez)가 이 곡을 커버했을 때 실수로 '작자 미상'으로 알려진 탓에 레드 제플린 앨범 크레딧에도 오랜 기간 '트래디셔널(Traditional)'로 적혀 유통됐다. 앤의 곡임이 판명된 1980년대부터 크레딧은 수정됐고 작품 인세 중 일부도 앤에게 배당되었다.       



Atlantic Records


아멧 에트건과 허브 아브람슨(Herb Abramson)이 1947년 창립한 미국 음반 회사. 초창기엔 레이 찰스(Ray Charles)나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같은 알앤비/재즈 성향의 레이블로 이름을 날렸지만, 60년대 말 스택스 레코드(Stax Records)와 합병하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아틀란틱은 이 때부터 록밴드를 적극 모시기 시작했는데 레드 제플린 역시 당시 레이블의 레이다망에 걸린 밴드 중 하나였던 것이다. 신인 밴드 계약금 치곤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던 20만 파운드에 아틀란틱 식구가 된 레드 제플린은 여기서 5장의 정규앨범을 냈고, 6집부턴 자신들이 직접 설립한 스완송 레코드(Swan Song Records)를 통해 발매했다.      



Baby Come on Home


「Baby Come on Home」은 원래 데뷔 앨범에 실을 목적으로 녹음까지 마쳤던 곡이지만 마스터 테잎이 사라져 끝내 수록되진 못했다. 그랬던 것이 1991년, 런던 소재 올림픽 스튜디오(Olympic Studios)에 있던 쓰레기통에서 극적으로 발견, 93년 발매한 더블 컴필레이션 앨범 『Led Zeppelin Boxed Set 2』에 수록되면서 25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Bad Company


프리(Free)의 폴 로저스(Paul Rodgers)와 사이먼 커크(Simon Kirke), 못 더 후플(Mott the Hoople)의 믹 랄프스(Mick Ralphs), 킹 크림슨(King Crimson)의 보즈 버렐(Boz Burrell)이 73년 결성한 슈퍼 밴드. 레드 제플린의 레이블인 스완송 레코드에서 데뷔 앨범을 발매했는데 해당 앨범은 전세계에 무려 1,0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가 관계자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논란 속에 퀸(Queen)에도 몸담았던 폴 로저스는 1983년 배드 컴퍼니를 탈퇴한 뒤 지미 페이지와 더 펌(The Firm)이라는 밴드를 만들기도 했다.      



Band of Joy


1966년 버밍햄에서 결성. 존 본햄(John Bonham)과 로버트 플랜트가 몸담았던 밴드로 현지에선 나름 인기를 얻었지만 레코딩 계약과 관련한 소속사와 갈등으로 68년 흩어지고 만다. 해산 후 존과 로버트는 지체없이 레드 제플린에 합류, 록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위대한 전설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Ben E. King


존 레논(John Lennon)도 불렀던 알앤비 명곡 「Stand by Me」의 원작자. 『II』제작 당시 레드 제플린은 벤 이 킹의 「Groovin'」을 모티프로 삼은 「We're Gonna Groove」를 녹음해 라이브에서 심심찮게 연주했다. 물론 해당 곡은 13년 뒤 밴드의 마지막 앨범이 된 『Coda』에 수록되었고 존 폴 존스(John Paul Jones)는 레드 제플린 해체 뒤 킹의 작품에 따로 참여하기도 했다.      



Bert Berns


미국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 60년대 록, 소울 뮤직의 개척자로 추앙 받는 버트 번스(Bert Berns)는 세션 연주자였던 지미 페이지를 자신의 레코딩에 자주 기용했던 인물이다. 쓰레기통에서 구사일생한 「Baby Come on Home」의 가제가 「Tribute to Bert Berns」였다는 사실은 버트를 향한 지미의 뜨거운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Bert Jansch


영국 포크록 밴드 펜탕글(Pentangle)의 멤버이기도 했던 버트 잰쉬(Bert Jansch)는 지미 페이지가 큰 영향을 받은 기타리스트로, 무엇보다 레드 제플린의 데뷔작 수록곡 「Black Mountain Side」가 버트의 「Black Waterside」로부터 영감을 얻은 작품이란 사실은 그가 이 자리에서 언급되어야 하는 결정적 이유다.         



Bonzo


1911년 조지 스터디(George Studdy)가 그린 강아지 캐릭터 본조 더 도그(Bonzo the Dog)에서 따온 '본조'는 드러머 존 본햄의 애칭이다. 레드 제플린 결성 이전에 로버트 플랜트가 붙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리 부른 정확한 이유는 알려진 바가 없다. 해당 애칭은 곡 제목에도 반영되었는데 바로 『Coda』의 「Bonzo's Montreux」에서였다.      




Bron-YR-Aur


흑맥주 브랜드로 유명한 웨일즈 기네스(Guinness)에 있는 별장. 웨일즈어로 '황금의 언덕'이란 뜻을 가진 이곳은 레드 제플린 멤버들이 70년대에 휴가지로 자주 들렀던 곳이다. 네 사내는 그 별장이 꽤 마음에 들었던 모양으로 당시 정서가 강하게 투영된 『III』에는 「Bron-Y-Aur Stomp」라는 곡을, 『Physical Graffiti』엔 「Bron-Yr-Aur」라는 곡을 각각 실으며 그 시간 그 느낌들을 추억했다.

     

지미 페이지와 카메론 크로우.


Cameron Crowe


우리에겐 <금지된 사랑>, <제리 맥과이어> 같은 작품들로 더 유명한 카메론 크로우(Cameron Crowe)는 사실 15세 때 <롤링 스톤(Rolling Stone)> 기자를 지낸 인물로, 70년대 당시 레드 제플린 인터뷰 기사를 다수 써내며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물론 그의 2000년작 <올모스트 페이머스>의 주인공인 윌리엄 밀러와 스틸워터(Stillwater)는 자신과 레드 제플린의 관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Coverdale Page


1991년 딥 퍼플(Deep Purple), 화이트스네이크(Whitesnake)의 프론트맨과 지미 페이지가 결성한 밴드. 이 팀은 사실 레드 제플린 재결성을 염두에 두고 있던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의 생각이 어긋난데서 비롯된 단발성 프로젝트였다. 당연히 밴드는 93년 단 한 장의 셀프 타이틀 앨범만을 남긴 채 해산됐고 곧바로 플랜트가 가세, 5년 뒤 『Walking into Clarksdale』라는 앨범을 내놓는다. 로버트는 당시 커버데일을 가리켜 "데이비드 커버 버전"이라 비꼬곤 했다.      



Danelectro 3021


지미 페이지가 썼던 기타 모델로 DADGAD 튜닝된 것과 오픈A 튜닝된 것 두 대가 있었다. 전자는 켈틱 계열 음악에 어울려 주로 썼는데 가령 「Black Mountain Side」, 「Kashmir」라이브 연주 때 그랬고, 후자는 무대에서 지미가 「In My Time of Dying」을 연주할 때 자주 등장했었다.        


로버트 플랜트와 대니 골드버그.


Danny Goldberg


골드버그 엔터테인먼트(Goldberg Entertainment)의 대표인 대니 골드버그(Danny Goldberg)는 1960년대에 매니저, 저널리스트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롤링 스톤> <빌리지 보이스(Village Voice)> 같은 잡지들을 통해 음악평론가로 활동한 그는 73년 레드 제플린의 미국 투어 때 프레스 에이전트를 맡았고, 74~76년엔 스완송 레이블 미국 지사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Dave Grohl


너바나(Nirvana)의 드러머를 거쳐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프론트맨으로 활약 중인 데이브 그롤(Dave Grohl)은 시쳇말로 "제플린빠"를 자처하고 다니는 사람이다. 특히 드러머로서 존 본햄을 존경하는 그는 아예 손목에다 본햄의 심벌 마크를 문신으로 새겨 다닐 정도로 열혈인데, 지난 2008년 푸 파이터스의 런던 공연 땐 지미 페이지와 존 폴 존스가 게스트로 출연해 「Rock and Roll」과 「Ramble On」을 협연하기도 했다. 이듬해 데이브와 존의 인연은 음악적으로 좀 더 구체화 되었는데 바로 조쉬 옴므(Josh Homme)가 가세한 슈퍼 트리오 뎀 크룩트 벌처스(Them Crooked Vultures) 결성이 그것이었다.  



David Juniper


『II』의 커버 디자인을 맡았던 아트 디렉터.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의 사진 속에 레드 제플린 멤버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합성한 이 작품으로 데이비드는 그해 그래미상 '최우수 패키지'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었다.       



Drake Hotel


1926년 창립한 뉴욕 소재 호텔. 60, 70년대 록밴드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곳으로 레드 제플린 역시 미국 투어 때 즐겨 묵었다고 한다. 하지만 73년, 밴드가 호텔 측에 맡긴 20만3,000달러가 도난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끝내 범인도 돈도 나오지 않아 밴드와 호텔은 법정 싸움까지 벌이게 된다.       



Detective


실버 헤드(Silver Head)의 보컬리스트 마이클 드 바레스(Michael Des Barres)를 중심으로 77년 결성된 록밴드. 그들이 남긴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은 스완송 레이블에서 발매되었는데 지미 페이지는 이 앨범에서 지미 로빈슨(Jimmy Robinson)이라는 가명의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디텍티브는 79년 해산됐다.      



Eddie Kramer


존 메이올(John Mayall)과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의 작품을 손본 것으로 유명한 엔지니어 겸 프로듀서. 에디는 『II』앨범에 엔지니어로 참여한 것을 인연으로 『III』, 『Houses of the Holy』, 『Physical Graffitti』, 『Coda』까지 도합 5장의 레드 제플린 작품들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앞서도 말했듯 「Whole Lotta Love」에서 그가 보여준 믹싱 실력은 업계 사람들도 만장일치 칭송했던 것이었다.      



The Firm


레드 제플린이 와해된 1984년, 평소 친분이 있었던 지미 페이지와 폴 로저스가 새로 만든 밴드. 드럼과 베이스엔 유라이어 힙(Uriah Heep), 만프레드 앤드 얼스 밴드(Manfred Mann's Earth Band)를 거친 크리스 슬레이드(Chris Slade)와 블루 머더(Blue Murder)의 프렛리스 베이시스트로 유명한 토니 프랭클린(Tony Franklin)이 영입됐다. 레드 제플린 이후 지미 페이지의 첫 행보였던 만큼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팀이었지만 그리 오래 가진 못해 회사(The Firm)는 2년 뒤 결국 문을 닫고 만다.      



Fender Telecaster 58 & Fender Stratocaster 64


지미 페이지가 썼던 펜더 텔레케스터 모델. 혹자는 59년산이라고도 하는 이 기타는 다름 아닌 제프 벡(Jeff Beck)의 선물이었다. 레드 제플린 활동 초창기에 무대에서 즐겨 연주한 이 기타는 『I』앨범과 「Stairway to Heaven」레코딩에서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타 바디에 용 문양이 그려져 있던 탓에 팬들 사이에선 "드래곤 텔레캐스터"라 불리기도 했다. 참고로 지미에겐 또 한 대의 펜더 모델이 있었으니 "Fender Stratocaster 64"였다. 레이크 플라시드 블루(Lake Placid Blue)색의 이 기타를 지미는 『In Through the Out Door』, 『Presence』앨범에서 연주했다.       



The Fillmore


음악팬이라면 모를 리 없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콘서트 홀. 1965년, 미국을 대표하는 프로모터로 명성이 자자했던 빌 그래함(Bill Graham)이 필모어 오디토리움(The Fillmore Auditorium)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것이 이후 건물 이전과 함께 필모어 웨스트(The Fillmore West)로 개명됐다. 오픈 당시엔 싸이키델릭 록 콘서트가 주류를 이뤘는데 레드 제플린은 69년 무대에 올라 그대로 전설이 됐고 당시 관련 부틀렉들도 꽤 많이 유통되었다고 한다. 77년 투어 땐 매니저인 피터 그랜트(Peter Grant)의 아들이 공연장 경비들에게 체포당하는 사건이 발생, 밴드 멤버들과 스태프들 사이 난투극으로 번지기도 했는데 이 일은 결국 레드 제플린과 빌 그래함이 등돌리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Four Symbols


『IV』앨범 속지에 그려져 있는 네 멤버의 개인별 상징 또는 가칭仮称. 존 폴 존스와 존 보넘의 마크는 독일의 타이프그래퍼 루돌프 고흐(Rudolf Koch)의 책 <The Book of Signs>에서 가져온 것이고 지미 페이지의 것은 스스로 디자인한 것으로 세간엔 알려져 있지만 16세기부터 전해져 온 문양이란 설도 있다. 프론트맨 로버트 플랜트의 심볼은 "무 문명(Mu Civilization)" 시대에 썼던 도장 문양을 바탕 삼아 역시 본인이 직접 디자인 한 것이라고 한다.      



Frank Zappa


레드 제플린과 같은 시대에 활동한 프랭크 자파가 여기에 등장한 이유는 바로 「The Mud Shark」라는 곡 때문이다. 69년 7월27일, 시애틀 에지워터 호텔(Edgewater Hotel)에서 파티를 즐기던 레드 제플린 멤버들은 '로큰롤 야사'에 길이 남을 황당한 사건을 겪게 되는데 다름 아닌 밴드의 그루피 중 한 명이 죽은 상어를 상대로 간음하는 장면을 목격한 일이다. 바로 이 엽기 사건이 자파의 71년작 『Fillmore East – June 1971』에 수록된 「The Mud Shark」를 통해 폭로된 것인데 자파는 91년 발매한 더블 라이브 앨범 『The Best Band You Never Heard In Your Life』의 마지막 곡을 「Stairway to Heaven」커버로 장식하면서 레드 제플린과 한 번 더 엮이게 된다. 특히 이 곡에서 그가 감행한 대담한 어레인지는 당시 큰 화제였었다.      



George Hardie


레드 제플린 데뷔 앨범 아트워크를 담당했던 그래픽 디자이너 겸 삽화가. 커버 사진 선택은 지미 페이지 의견이 반영돼 이뤄졌지만 앨범 재킷 전체를 코디네이팅 하는 일은 온전히 조지 하디의 몫이었다. 스톰 소거슨(Storm Thorgerson)과 오브리 파웰(Aubrey Powell)이 주축이었던 디자인 그룹 힙노시스(Hipgnosis)의 일원이기도 했던 조지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The Dark Side of the Moon』과 『Wish You Were Here』 커버 제작에도 관여한 바 있다.   



Gibson Les Paul Standard 58&59


지미 페이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깁슨 모델. 이는 조 월쉬(Joe Walsh)에게 산 것으로 레드 제플린 2집 녹음 때 주로 썼는데, 58년 모델인지 59년 것인지는 정확한 시리얼 넘버를 확인할 수 없는 관계로 여전히 설이 분분한 상황이다. 지미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개조한 이 레스 폴 스탠다드는 「Stairway to Heaven」, 「The Rain Song」, 「The Song Remains the Same」연주 때 주로 쓴 깁슨 더블 넥(EDS-1275) 기타와 더불어 그를 상징하는 모델로서 이후 '지미 페이지 시그니처' 생산으로까지 이어진다.       


앨범 <White Mansions>(1978)를 올림픽 스튜디오에서 녹음 중인 글린 존스(오른쪽 끝).


Glyn Johns


초기 레드 제플린 음반들이 녹음된 올림픽 스튜디오(Olympic Studios) 소속 프로듀서 겸 엔지니어, 그리고 뮤지션.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 비틀즈(The Beatles)와 작업으로 유명하며 레드 제플린관 데뷔앨범에서 만나 엔지니어링을 총지휘 했다. 밴 헤일런(Van Halen),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 프리(Free)의 앨범들을 손봐온 그의 동생 앤디 존스(Andy Johns)가 참여한 『II』의 앨범 커버에서 여배우 글리니스 존스(Glynis Johns)를 만날 수 있었던 건 사실 글린 존스를 기리는 미학적 조크였다.      



Godzilla


롤랜드 에머리히(Roland Emmerich)가 감독한 98년작. 이 영화 OST에 수록된 퍼프 대디(Puff Daddy)의 「Come With Me」는 다름 아닌 레드 제플린의 「Kashmir」를 샘플링&리메이크한 것으로 팬들에겐 톰 모렐로(Tom Morello)의 프로듀싱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Grand Funk Railroad


69년 10월, 천하의 그랜드 펑크 레일로드(Grand Funk Railroad, 이하 GFR)도 레드 제플린의 디트로이트 올림피아 스타디움 공연 오프닝을 선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말이 오프닝 밴드였지, 그 기가 막힌 연주는 관중을 대번에 압도해 결국 주인공인 레드 제플린의 공연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할애된 전설의 앵콜로 이어졌다. 레드 제플린은 이후 투어에서도 GFR을 대동, 급기야(GFR의 공연이 너무 길었던 탓에)매니저 피터 그랜트(Peter Grant)가 전원 코드까지 뽑게 만들었다.      



Headly Grange


영국 햄프셔 주 동부에 있는 건물. 먼 옛날 사회복지 개념상 구빈관(救貧官)으로 쓰인 이 곳은 배드 컴퍼니(Bad Company), 레드 제플린을 시작으로 많은 록 밴드들이 리허설 및 레코딩 장소로 애용한 '스튜디오'이기도 하다. 가령 레드 제플린은 『III』와 『IV』, 『Houses of the Holy』와 『Physical Graffiti』의 수록곡 일부를 이 곳에서 제작, 레코딩 한 바 있다.      



The Hermit


타로 카드 9번 '은둔자'를 뜻한다. 정방향 의미는 조언, 신중, 배려, 독립, 지혜, 은신을, 역방향은 폐쇄, 소극, 무계획, 오해, 비관을 뜻한다고 한다. 레드 제플린 4집의 북릿(Booklet)을 시원하게 장식하고 있는 헤르밋은 지미 페이지가 가장 좋아하는 타로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Hey Hey What Can I Do


「Immigrant Song」싱글 B면에 실린 곡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발매된 레드 제플린 싱글들 중 유일하게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트랙이기도 하다.(이 곡은 1990년 발매된 박스 세트에 처음으로 실렸다.) 참고로 레드 제플린은 영국에서 정규 앨범 외 단 한 장의 싱글도 발매하지 않았다.      



Hipgnosis


오브리 파웰(Aubrey Powell)과 스톰 소거슨(Storm Thorgerson)을 중심으로 1969년 조직된 영국의 디자이너 그룹. 레드 제플린은 『Houses of the Holy』, 『Presence』, 『In Through the Out Door』, 『Coda』에서 그들의 힘을 빌렸다. 특히 지난 2013년 4월 세상을 등진 스톰 소거슨의 행적은 좀 더 눈에 띄는데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와 예스(Yes)가 자랑한 일련의 초현실적 이미지들은 그 대표격이라 하겠다. 힙노시스는 83년 공식 해산했다.       



The Honeydrippers


레드 제플린이 추락하고 1년 뒤인 1981년, 로버트 플랜트와 지미 페이지, 제프 벡(Jeff Beck)이 모여 만든 밴드. 알앤비 색이 짙은 밴드를 원했던 로버트의 바람으로 시작된 이 팀은 84년 미니 앨범을 발매, 필 필립스(Phil Phillips)의 「Sea of Love」, 레이 찰스(Ray Charles)의 「I Got a Woman」커버 버전을 히트시켰다. 빌보드 앨범 차트 4위까지 오르며 선전한 작품이었지만 같은 해 밴드는 무너지고 만다.       



Howlin' Wolf


지미 페이지가 하울링 울프의 「Killing Floor」에 새로운 어레인지를 가한 「Lemon Song」은 울프의 소속사였던 아크 뮤직(Arc Music)과 법정 싸움을 일으켰지만 다행히 쌍방 합의로 끝나 나중에도 크레딧에 하울링 울프의 이름을 따로 적을 필욘 없없다. 지미 페이지가 울프에게 영향받은 흔적은 1집의 「How Many More Times」에서도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다.      



Ian Stewart


키보디스트 이언 스튜어트는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원년 멤버였다. 하지만 밴드가 공식 데뷔하기 전 매니저 역할에 좀 더 매력을 느낀 이언은 이후 줄곧 스톤즈의 투어 매니저로 활약한다. 뮤지션으로서 레드 제플린과 인연은 4집의 「Rock and Roll」과 6집의 「Boogie with Stu」에서 맺었는데 우린 두 곡 모두에서 그의 장기인 부기우기 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다.      



Island Studio


과거 'SARM 웨스트 스튜디오'에서 'SARM 스튜디오'로 변경. 70~80년대에 명성을 떨친 인디 레이블 아일랜드 레코드(Island Records)의 크리스 블랙웰(Chris Blackwell)이 런던에 설립했다. 『III』의 믹싱과 「Stairway to Heaven」레코딩이 이뤄진 장소로서 제플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Jason Bonham


존 본햄의 아들이자 대를 이은 레드 제플린의 드러머이기도 하다. 4살 때부터 드럼을 장난감 삼아 큰 제이슨은 88년 "아틀란틱 레코드 40주년 기념 공연" 이후 레드 제플린이 공연을 할 때면 어김없이 풀타임 드러머로 아버지의 공백을 메웠다. 그 하이라이트는 물론 2007년에 있었던 제플린의 재결성 공연이다.       


제프 벡과 지미 페이지.


Jeff Beck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의 빈자리에 들어와주길 원한 야드버즈(Yardbirds) 측의 제안을 거절하고 대신 자신의 학창시절 친구인 제프 벡(Jeff Beck)을 추천한 것은 유명한 일화. 이후에도 제프는 '베이시스트' 지미 페이지와 야드버즈에서 어울리거나 지미의 솔로 앨범에 참여한 것은 물론 지미, 로버트(Robert Plant)와 함께 프로젝트 밴드 결성까지 하면서 레드 제플린과 질긴 인연을 이어갔다.       



Jim McCarty


야드버즈의 드러머. 68년 보컬이었던 키스 렐프(Keith Relf)와 함께 밴드를 탈퇴했다. 남겨진 지미 페이지와 베이시스트 크리스 드레야(Chris Dreja)는 투어를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멤버 둘을 찾아내는데 그들이 존 본햄과 로버트 플랜트였다. 하지만 크리스마저 밴드를 등진 탓에 지미는 결국 세션 시절 친구 존 폴 존스에게 SOS를 치게 되니, 바로 레드 제플린의 탄생이다.      



Joan Baez


팝 팬들에겐 밥 딜런(Bob Dylan)과 에피소드로, 하드록 팬들에겐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커버곡 원작자로 유명한 미국 싱어송라이터. 로버트 플랜트가 런던에서 지미를 처음 만나 함께 감상한 「Babe I'm Gonna Leave You」(『Joan Baez in Concert』(62) 수록곡)에 똑같이 감동 먹은 일이 레드 제플린 결성으로까지 이어졌다는 팩트는 꽤 흥미로운 것이다. 물론 제플린 팬들에겐 데뷔 앨범에서 끈적하고 강력하게 재해석된 커버 버전이 더 익숙할 테지만.       



John Ronald Reuel Tolkien


영국 작가 존 로널드 루엘 톨킨에게 강한 영향을 받은 로버트 플랜트. 이는 고스란히 레드 제플린의 음악에도 반영되었는데 가령 「Ramble On」은 <반지원정대>를, 「Mystic Mountain Hop」은 <호빗>을, 그리고 「The Battle of Evermore」는 <왕의 귀환>을 묘사한 것이다. 이처럼 톨킨은 피터 잭슨(Peter Jackson)의 것보다 30 여년 앞서 하드록을 통해 먼저 다뤄졌다.       



Joni Mitchell


70년대 캐나다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지미와 로버트는 뮤지션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그와 그의 음악을 흠모했다고 한다. 4집의 「Going To California」는 70년대 초반 캘리포니아를 지배했던 무정부, 보헤미안 정서를 담고 있는 동시에 조니 미첼을 연상시키는 인물을 가사에서 짧게 묘사하고 있다.   



Juggy Sound Studio


뉴욕에 있는 스튜디오. 레드 제플린이 두 번째 미국 투어를 돌 무렵 「Ramble On」이 녹음된 곳이다.      



Karac Plant


로버트 플랜트의 장남. 복부 쪽 바이러스 감염으로 77년 사망했다. 다섯 살이었다. 당시 미국 투어 중이었던 밴드는 이 일로 남은 일정을 모두 접은 것을 넘어 밴드의 존폐 위기에까지 빠졌었다. 플랜트는 79년작 『In Through the Out Door』에 수록된 「All My Love」로 먼저 간 아들을 추억했다.      


- 2회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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