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안은 소식가다. 가족 4명이서 치킨 한 마리를 다 못 먹어 다음 날까지 먹는다. 애초에 밥 한공기를 다 먹지 못해 식당에 가도 밥의 반은 덜어낸다.
그런 나에게 남편의 한 끼 분량은 꽤 놀라운 것이었다. 밥은 3공기가 적당, 남편이 만드는 파스타는 누가 보면 집들이라도 하는 양이다.
내 기준으로 양을 넉넉히 해도 남편 기준으로는 적을 때가 있다. 그러면 남편은 “규리 먹을 음식만 한거지?“하며 조심스레 묻는다. 이젠 내가 생각하는 기준의 3배 정도로 넉넉 잡아 음식을 하는데, 푸짐한 음식을 보면 남편의 얼굴은 화사하게 핀다.
남편은 여전히 내게 “밥 한 공기는 다 먹었음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나는 답 한다.
이건 오빠한테 밥 한 공기만 먹으라는 소리야-
그순간 남편은 조용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