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서연 Jan 20. 2022

아이들의 영국 초등학교 생활(7)

영국 초등학교 성 교육

큰아이는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영국 런던 교외의 공립초등학교에서 6학년(Year 6)이었다. 귀국해서는 다시 5학년이 되었지만 말이다.

2021년 1,2월 두 달 간 우리가 영국에 머물 동안 유일하게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던 시기가 끝나고, 3월에 (다른 곳보다도) 학교를 제일 먼저 연 후, (매주 금요일 교장선생님 명의로 부모에게 발송되는 이메일인) parent mail에서 '성 교육' 커리큘럼에 대한 소개 메일이 왔다.

이메일 제목이 'RSE Topics'라고 되어 있어서 이게 뭔가 싶어 찾아 보니 'Relationship and Sex Education'이라는 뜻이었다. 커리큘럼상으로는 'Growing and Changing'(성장과 변화)에 속하는 것이고, 국가 교육과정과 지역 교육청에서 추천되는 것이라 했다(recommended by the National Curriculum and the Local Authority).


그 수업자료는 Christopher Winter Project(CWP)라는, 런던 지역 및 여러 나라에서 다년간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었고, 나름 각 연령별 특성을 심사숙고하여 마련된 것(carefully designed to be apparopriate for each age group)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4주에 걸쳐 진행되는 그 수업의 주요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Lesson 1. Puberty and reproduction

Lesson 2. Understanding relationships

Lesson 3. Conception and pregnancy

Lesson 4. Communication in relationships


그리고 위 수업자료의 syllabus를 보고 싶거나 커리큘럼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얘기하고 싶으면, 담임선생님께 연락을 하라고 되어 있었다. 또 흥미로웠던 것이 2020년 신 학년부터 Year 6의 Sex education에서 Lesson 3만 부모가 아이에게 듣지 않게 할 수 있고, Relationships or Health Education or the Science Curriculum 중에는 어떤 Lesson도 부모가 아이에게 듣지 않게 할 권리가 없다는 안내였다.(From September 2020 parents only have the right to withdraw their child  from Lesson 3 of Sex Education in Year 6. From September 2020 parents do not have the right to withdraw their child from lessons on Relationships or Health Education or the Science Curriculum.) 각 주마다, 이번 주의 교육에선 무엇에 중점이 두어졌고, 다음 주엔 어떤 것을 할 예정이며, 그걸 위해서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모들도 어떤 것을 준비해 달라는 것이 parent mail의 주요 내용이었는데, 아무래도 Year 3~Year 6까지만 있는 Junior school이라 세세하게 그런 안내가 가능한 면도 있었겠지만, 그런 학교와 가정의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참 맘에 들었다. 


위와 같은 '관계와 성' 교육은 Year 4의 'Growing and Changing' 커리큘럼부터 행해지고 있고, Year 4의 경우는 3주에 걸쳐 Growing and Changing, What is Puberty, Puberty Changes and Reproduction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고 했다. Year 5의 경우는 정보가 없어서 몰랐지만, 점점 연령이 높아질수록 '성'(Sex)적 측면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얘기하는 그런 과정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었다.


Year 6 큰아이가 저 교육을 아주 재미있어 하진 않았던 것 같긴 했다(무엇보다도 영어로 배웠으니...). 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몇 주에 걸쳐 저런 커리큘럼이 공교육에서 저렇게 자리잡았다는 것이 좋아 보였던 기억이 난다. 6학년에 이르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제를 거치는 동안, 아이들은 그야말로 폭풍 성장하고 변화하니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번 고려해 볼 만한 커리큘럼이 아닐까.  

이전 06화 아이들의 영국 초등학교 생활(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