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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Sep 17. 2023

미용실에서 문득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는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에는 자신을 쇠퇴하게 만들어 사라질 자신의 육체와 동일시할 것인지 아니면 그 육체 안에 들어있는 자신의 의식과 살면서 축적된 기억과 동일시할 것인지?  


미용은 이제 남녀노소의 보편적 관심거리고 염색이나 안티에이징 산업은 날로 커지고 있다. 염색으로 머리에 빛나는 개성을 연출하고 자신의 흰머리를 감추는 것은 미용의 기본 중의 기본이 되었다. 누구나 젊고 활력 있게 보이고 싶은 것이다.


최근 부쩍 늘어나는 흰머리가 염색 무풍지대로 여긴 내게도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미용실 관계자가 예상밖으로 염색을 만류하기에 커트만 했다. 내심 금전적으로 미용실에 염색 고객이 많아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 번 하면 계속해야 하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대답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문득 신화학자 조지프 켐벨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을 빛을 담고 있는 전구와 동일시할 것인지 아니면 전구는 및을 담고 있는 그릇에 불과하므로 자신이 바로 그 빛이라고 여길지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내면의 반짝이는 빛을 더 빛나게 하도록 시간과 비용을 쓰는데 집중하고 전구와 그 표면의 색깔을 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조금 자제할 필요는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만나는 타인의 모습에서 내면의 빛을 금세 보기는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외모를 단정하게 하고 빛나는 눈빛에 신경 쓰는 것 또한 첫인상을 좋게 만들고 이미지를 관리하는 좋은 방법이다.


지금 서울광장에는 많은 책들이 야외에서 시민의 눈길을 기다린다. 화려한 영상과 볼거리가 넘쳐도 책이란 빛이 있기에 우리의 지성은 빛난다. 책 또한 제목과 표지 디자인만으로는 그 빛나는 내용을 알기 어렵다.  


(44) 쇼팽 | 낭만적 인 클래식 피아노, 클래식 음악, 집중 음악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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