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관련한 지혜를 많은 책에서 다루고 있다. 음식이나 수면, 소소한 생활습관의 영역에서 통제가능한 것들은 정도에 따라서는 의지만으로 충분히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무병장수의 삶은 인류의 오래된 꿈이다. 그 장수의 목적이 후세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는 것이라면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강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의학자 마크 하이먼은 인간의 장수 메커니즘을연구한 저서를 발간해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장수지역인 '블루존'을분석하며 이들 지역에서 사는 이들은 자신의 자리가 어디며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것으로보았다.
의미와 목적이 그들(블루존 지역 거주자)의 삶을 인도해 준다. 한편, 급박하게 돌아가는 혼란스럽고 단절된 세상에서는 많은 이들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 하지만 그 길을 찾아서 건강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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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삶의 목적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파도치는 인생에서 다시 길을 찾는 법>의 저가 리처드 라이더는 '재능 + 열정 + 가치 = 목적'이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일단 목적을 찾고 나면 그 길을 쭉 따라가면 된다. 사람마다 가야 할 길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오래 살고 싶다면 잘 먹고 운동하는 것만큼이나 자기 길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은퇴 후의 사망률이 증가하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 <영 포에버> 마크 하이먼 지음, 황선영 옮김, P. 227-228
예술가들의 삶을 추적해가다 보면 가시밭길을 걷는 경우도 많다. 물론 펠릭스 멘델스존이나 폴 세잔 같이 풍족한 환경에서 비교적 실크로드를 걸어간 경우도 적지 않다. 생활여건을 떠나 위대한 예술가들에게 공통되는 요소는 뚜렷한 의미 부여의 대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프란츠 슈베르트난 반 고흐 같은 예술가들은 곤궁한 삶 속에서도 자신보다 오래 살아남을 작품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스스로 혹독하게 몰아붙이기도 했다. 칼 구스타프 융은 "의미는 여러 가지, 아니 어쩌면 모든 것을 견딜 수 있게 해 준다. 의미를 만들어냄으로써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라고 했다.
파블로 피카소,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같이 장수를 누리며 활동을 한 예술가가 있는 반면에 장 미셀 바스키야나 에곤 쉴레 같이 20대에 삶을 마감한 이도 있다. 단명한 예술가들은 안타깝게도 그 짧은 삶이 오히려 천재성의 신화를 만들고 위대함으로 가는 사다리가 되어준 건 아닐까.
요절한 예술가의 삶을 보며 그 반짝이는 재능과 열정에 더해 삶의 한시성을 의식하고 건강에 대해 좀 더 균형 잡힌 생각들을 더 가졌더라면 하는 마음은 후세대 사람의 부질없는 바람일 것이다. 어쩌면 폭풍 같은 열정과 천재성에 휩쓸려간 짧은 삶은 보통사람의 기준에 따른 평균율에 의도적으로 맞추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삶이 끝난 것 또한 운명이리라. 그 작품이 영원히 살아남아 위대함의 신화에 이르기 위한.
예술가의 강렬하고 짧았던 삶을 의미가 없다고 누가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의미를 찾지 못하고 엿가락처럼 늘어뜨린 긴 삶이 반드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없듯이. 예술가들이 구축한 거대한 의미의 봉우리들을 돌아보며 작은 의미의 실마리를 고민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