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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도영 Jan 27. 2016

[브랜드 이야기] 블루보틀 커피

커피 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블루보틀 커피는 제가 참 사랑하는  브랜드입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매장의 이미지만 보고 바로 반해서 '그래~ 내가 꿈꾸던 브랜드가 바로 이런 카페 브랜드야~!!'라고 외치며 영문도 모르는 친구에게 왜 이 브랜드가 대단한지 막 설명하기도 했었죠 ㅋㅋ


2015년에 커피 종사자를 만나면 꼭 나온 브랜드가 빽다방과 바로 이 블루보틀 커피였습니다.

이처럼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의 워너비 브랜드로 잘 알려졌지만 아직 일반 대중들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서 블루보틀 커피의 스토리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감탄해 마지않은 블루보틀커피 BI


2002년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 56평의 간이 창고 한구석에 한 번에 겨우 3kg도 안 되는 적은 양밖에 볶을 수 없는 로스터기를 놓고 첫 매장을 연 블루보틀 커피는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중대한 맹세를 합니다.


바로 로스팅 한지 48시간 이내의 스페셜티 원두만을 제공하겠다는 맹세였죠.

'우리는 최고의 커피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다'는 비전으로 최고의 제품을 위한 노력은 수많은 지지자들을 만들어내게 되며 믿을 수 없는 성장을 하게 됩니다.


바로 이 비전, '최고의 제품만을 취급하겠다'라는 점이 블루보틀 커피가 커피 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1. 어떻게 창업하게 되었나?


제임스 프리먼

블루 보틀의 창업자는 '제임스 프리먼'입니다. 원래 클라리넷 연주자였고 연주여행을 다닐 때도 커피콩과 핸드드립 도구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커피 애호 가였다네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200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식당에 월세 600달러로 귀퉁이를 빌린 뒤에 로스팅을 하였고, 주말에는 커피 카트를 끌고 시장에 나가 주문을 받는 즉시 커피콩을 저울에 달고 갈아서 한잔 한잔 정성스러운 핸드드립 커피를 팔아 지역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블루보틀커피의 핸드 드립하는 모습


2. 현재까지의 사업 성과


현재 블루 보틀은 미국에 17개, 해외에 2개 (일본 긴자에 1개, 오모테산도에 1개)가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매장을 글로벌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식당 창고 구석에서 시작한 매장이 지금 엄청난 속도로  규모를 키워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열성적인 지지자들의 대규모 투자가 있기에 가능했는데요


초창기 매장 단골들이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록그룹 U2의 보컬 보노,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설립자 등 유명인사가 많습니다.


이어 2012년 구글 벤처스와 트루 벤처스 등 투자사에서 2000만 달러, 2014년에는 모건스탠리에서 4600만 달러를 투자를 받았습니다.


투자금으로 타르틴 베이커리를 인수하며 커피뿐 아니라 베이커리를 강화했습니다.


에어로 프레스, 프렌치프레스, 사이펀 등 생소한 커피 추출기구를 사용하여 볼거리도 제공하고 한 잔 한 잔 직접 내리는 정성, 장인정신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점도 눈여겨볼만합니다.



3. 메뉴 소개


블루보틀 커피가 커피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두 번째 이유는 단순화한 상품 정책입니다.

블루 보틀의 커피 메뉴는 단 8종류뿐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해서 가장 먼저 한 일중에 하나가 너무 많아 복잡한 애플의 제품군을 다 쳐내고 제품군을 맥으로 집중시킨 것이었죠.


메뉴판을 보면 커피 메뉴만도 8종류가 넘는데 8종류라고 각종 매체에서 소개가 되었네요. 아이스를 빼면 8가지이긴 한데 콜드브류 방식이나 슬로 드립 방식은 최근 미국 커피 시장의 대세이기 때문에 이것을 빼고 센 것은 아닌 것 같고... 일단 그렇습니다. 혹 이 부분에 대해서 아시는 분께서는 댓글 달아주세요 ^^ㅋ


-> 창업 초기에는 "드립 커피,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라떼, 모카, 마키아또, 뉴 올린스 아이스커피, 핫 초코" 이렇게 8가지의 메뉴를 판매했다고 합니다.  커피소년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



다양한 메뉴 구성보다 커피에만 집중하기 위해 메뉴를 단순하게 했습니다.

가격은 미국 스타벅스와는 비슷하지만 한국 카페에 비하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저렴합니다.



이런 가격 정책에는 블루 보틀 비즈니스 모델에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요, 글 말미에 밝히겠습니다. ^^ㅋ



블루 보틀은 로스팅된 지 48시간 이내의 원두를 사용한다고 했는데요,

그 신선한 원두를 카페는 물론이고 사무실, 집에서도 즐기기 위해 원두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습니다.



4. 인테리어


블루보틀 커피를 커피 업계의 애플이라고 불리게 하는 세 번째 이유, 심플한 디자인입니다.


흰색 배경에 블루 컬러의 BI부터 인테리어, vmd 모든 것들이 군더더기 없이 최고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것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제가 처음 기획했던 레스토랑 브랜드도 흰색이 바탕인 브랜드라서 흰색 성애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렇게 깔끔한 배경에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디자인이 너무 좋습니다. ^^




5. '블루보틀 커피'만의 특징



블루 보틀은 스페셜티 원두를 섬세한 로스팅을 통해 한 잔에 3분 이상 걸리는 핸드드립 방식으로 정성을 더해 맛과 향을 더했고 커피가 만들어지는 시간 동안 바리스타와 고객과의 소통 또한 블루 보틀의 차별화입니다.


다시 말하면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는 철학, 10년이 넘도록 그 철학을 지켜가는 진정성,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를 잘 표현해 낸 디자인이 가장 큰 차별화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타벅스와 같이 다수의 카페들이 선택하는 B2C 사업모델이 아닌 B2B 모델에 집중한 사업모델도 차별화 요소이지요



6. 창업 비용


블루 보틀은  현재 가맹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창업 비용은 알 수가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한국에도 곧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해외 첫 매장으로 일본에 진출했는데 도쿄 외곽에 건물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개인이 창업을 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7. 총평


블루보틀 커피가 커피 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이유를 다시 정리해보자면



1. 최고의 제품만을 취급하겠다는 철학

2. 소수의 제품에 집중하는 제품 전략

3. 단순함을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 디자인 전략


그리고 개인이 작은 창고에서 시작해서 최고의 브랜드로 올라서는 과정까지 애플의 그 스토리마저 유사해서인 듯합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들을 통합하는 '브랜딩 전략'을 제대로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사업가의 관점에서 보자면 블루 보틀처럼 제공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핸드 드립 방식의 커피, 불편한 좌석, 저렴한 가격 등은 비즈니스 모델로서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일명 '회전율'이 높지 않아서 일 매출이 낮을 수밖에 없거든요.


블루보틀 커피에서 사용하는 키스더반 웨스턴 스피릿 커피 머신은 한국 판매가 3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모델이고 저런 스타일의 인테리어도 저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하게 되는 자금을 회수하기에 너무 어려운 전략입니다.   


수작업으로 만들어 커스텀이 가능한 커피머신



블루보틀 커피는 위에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수익모델을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만 두지 않습니다.


매장을 자신의 철학과 브랜드 관리를 철저히 하여 '스페셜티 커피'라는 카테고리의 선두 브랜드가 되는데 목적을 두고 운영합니다.


그렇게 브랜딩 된 뒤에 타 카페에 원두를 납품하는 B2B 서비스 및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B2C 서브 스크립션 서비스를 통해 원두를 통한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매장은 브랜딩을 위한 거점일 뿐이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보다 블루 보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위와 같이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이지요.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여 고객 가치를 높이는 모델 구현에 성공했습니다. 고객에게는 반가운 전략이죠. 프랜차이즈 카페나 소규모의 개인 카페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2015년 미국 스페셜티 커피의 3대 브랜드 중 2개 브랜드(스텀프 커피, 인텔리젠시아)의 M&A 소식으로 이젠 블루보틀 커피 하나만 남아있는데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멋진 브랜드로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016.10.04 추가된 소식


사진출처 : 블루보틀커피

블루보틀 커피가 실리콘밸리 투자자에게서 7500만 달러 (약 830억)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가 9월 25일에 보도했습니다.


필자는 얼마 전 일본에 다녀오며 선물도 할 겸 블루보틀 원두 5봉을 사 가지고 왔었는데, 한두 번씩 내려마시다가 어느덧 혼자서 다 마셨더라고요. ^^;  


확실히, 그리고 여전히 블루보틀은 매력 있는 제품을 제안하는 브랜드인 듯합니다.




 


다른 브랜드 이야기 : 덴마크 가라데 선수가 만든 유럽의 스타벅스, 조앤더주스




+ Bonus

한국의 블루보틀 커피를 표방하는 놀부에서 만든 브랜드 레드 머그 커피... 평가는 독자에게 맡깁니다. ㅎㅎ 







블루보틀 책에서 못 다한 이야기



#1


블루보틀이 도자기 장인 이이호시 유미코와 컬래버래이션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고의 브랜드 전략을 선보이는 #블루보틀의 콜라보 전략을 살펴보자.



#2


스타벅스가 블루보틀에 긴장해서 하워드 슐츠가 회장에서 물러나서 리저브에 집중한다고 했다고?

이상하네 #블루보틀과 스타벅스는 다른 것을 파는데?

공간을 파는 스타벅스와 커피를 파는 블루보틀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달라서 둘을 나란히 경쟁자로 비교하는 것은 어려워보여.



#3


카페가 스타트업이라고? 게다가 50개 매장으로 7천억의 자산가치로 네슬레에 인수되었다?!

#블루보틀이 왜 스타트업인지 한번 알아보자.



#4


#블루보틀에 다녀왔습니다

블루보틀의 탄생부터 매각까지의 이야기,  카페가 스타트업이 되어 가는 과정, 세계 커피 전쟁에서 블루보틀의 위상등 브랜드 전략에 대해서 압축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북저널리즘 시리즈 18번째 책입니다.



#5 


드디어 한국에 블루보틀이 오픈했어요. (2019.05.03) 

기대와 현실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간략하게 적어봤어요 #블루보틀성수점_한국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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