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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도영 May 01. 2018

블루보틀 콜라보 전략

이이호시 유미코, 딕테일러 초콜릿 그리고 미르(Miir)


블루보틀 커피는 자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기 위해 유사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이를 더 강화하는 전략을 매우 잘 구사한다. 최고의 커피를 추구한다는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최고의 도자기를 추구하는 유명 장인과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간의 시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혼자서도 충분히 매력 있는 박보검이 찍은 광고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송중기와 함께 촬영한 피자의 광고가 필자의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것처럼 매력적인 사람들은 모여있을 때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 사진출처 : 도미노피자 페이스북 >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히 기업의 인지도로 결정하던 시대를 지나 기업의 철학과 전문성을 보고고 구매하는 시대인만큼 유사한 철학을 가진 기업 간의 콜라보는 굉장히 유효한 전략이다. 특히 블루보틀 커피는 자신들이 작은 규모로 시작했던 만큼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개인과도 콜라보를 하며 그들의 철학을 공고히 하고 있다.



1. 도자기 장인과의 컬래버레이션_이이호시 유미코

   - 일본의 도자기 작가 이이호시 유미코와의 협업


블루보틀 커피 애프터눈 컵과 접시 세트 (2017.12) 


블루보틀 커피의 푸른색보다 조금 더 옅은 파스텔톤의 단색 도자기로 이이호시 유미코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인의 컵과 받침으로 구성되어있다. 블루보틀 커피와 협업하여 만든 컵에 대해서 이이호시 유미코는 "수제와 공산품의 경계에 있는 것’을 콘셉트로 수제의 느낌은 줄이면서도 건조하지 않도록, 심플하면서 포근한 그릇으로 만들었다"라고 한다. 이 컵은 그녀의 말처럼 손으로 만든 도자기의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절제미가 블루보틀의 아이덴티티와도 잘 어울린다. 



이이호시 유미코(YUMIKO IIHOSHI)는 일본의 도자기 장인으로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어떤 공간에도 적합하면서도 알맞게 존재감이 있는 디자인, 그 절묘한 균형의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며 일본은 물론 유럽과 한국에서도 주목받는 브랜드이다. 도쿄와 오사카에 있는 개인 쇼룸은 현지인은 물론 한국인들도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이이호시 유미코 공식 홈페이지 : http://y-iihoshi-p.com/en/





2. 같은 철학의 기업과 컬래버레이션_딕 테일러 초콜릿 

 - 최고의 제품을 추구하는 딕 테일러 크래프트 초콜릿과의 컬래버레이션 (2016.1) 


과테말라 산지의 원두와 초콜릿 컬래버레이션 (2017.12) 



정말 좋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하는 컬래버레이션. 블루보틀 커피 싱글 오리진 원두와 딕 테일러 크래프트 초콜릿(DICK TAYLOR CRAFT CHOCOLATE)을 갈색 크래프트 박스에 함께 담아서 출시한 것인데 박스를 열어보면 뚜껑 안쪽에 지도와 간단한 설명이 적혀있다. 과테말라의 알타 베라파즈 지역의 바로 옆 농장에서 자란 원료로 만들어진 초콜릿과 커피를 컬래버레이션했다는 내용이다. 같은 산지에서 자란 카카오와 커피 열매를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제품 간의 콜라보라니, 꽤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기획이었다고 생각한다.  





크래프트 초콜릿이란 공장 대량 생산이 아닌 직접 손으로 만든 수제 초콜릿을 말한다. '끊임없이 우리의 초콜릿을 개선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딕 테일러 크래프트 초콜릿(DICK TAYLOR CRAFT CHOCOLATE)은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카오매스와 카카오 버터 유기농으로만 사용하며 설탕이 아닌 유기농 사탕수수를 넣어 단맛을 내고 보존제나 합성 착향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싱글 오리진 커피처럼 하나의 농장에서 재배한 카카오 빈만을 사용한다. 3년간 미국과 유럽 초콜릿 어워드에서 40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한 최고의 제품을 추구하는 브랜드이다. 


한국 마침 얼마 전에 와디즈를 통해 론칭하여 여러 가지 맛을 주문해서 먹어봤는데 확실히 이전에 알고 있던 초콜릿과는 맛이 달랐다. 싱글 오리진 커피와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커피를 딱딱하게 굳혀놓은 맛이랄까... 정말 커피 맛이 나는 초콜릿이었다. 꽤나 신 맛이 강하게 나는. 정가가 1개에 18,000원 정도로 비싼 가격인 만큼 맛있어서 먹기보다는 색다른 초콜릿을 먹어보는 경험 정도로 추천할만했다. 


 * 딕 테일러 크래프트 초콜릿 공식 사이트 : https://dicktaylorchocolate.com/




3. 사회환원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_미르(Miir) 

  - 물병 하나를 팔면 1년 동안 1명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Miir 와의 콜라보 



Miir 트라벨 머그 & 커뮤터 컵 (COMMUTER CUP)



하얀색 바탕의 스테인리스 보틀에 푸른색 로고만 인쇄한 블루보틀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스타일의 텀블러와 터키 블루 컬러의 아웃도어용 트래블 머그를 컬래버레이션 제품으로 출시했다. 이 컵을 사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의 공립 초등학교에 깨끗한 물이 전달되는데, 컵의 하단에는  Give Code가 적혀있어 Miir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내가 산 컵이 어느 지역의 식수 조달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브랜드인 미르(Miir)는 시애틀에 본사를 둔 회사로 '물이 부족한 나라의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자'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다. 미르 보틀(Miir Bottle)의 one4one 캠페인은 미르 보틀 하나를 사면 1년간의 물을 지원하는 것인데, 물병 1개당 1$가 기부되며 이 돈으로 1년 동안 1명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캠페인이다. 우리가 잘 아는 탐스(TOMS) 신발이 신발 하나를 사면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신발 한 개를 기부하는 one for one 캠페인과 유사하다. 이처럼 블루보틀 커피는 기아와 빈곤으로 어려운 지역의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기부를 하는 사회적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사회공헌의 이미지도 함께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미르(miir)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miir.com/




얼마 전에 도쿄에 가서 이 두 개의 컵을 사 왔는데 실제 컬러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선명하고 명쾌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었다. 스테인리스 컵을 좋아하지 않는데 커뮤터 컵은 따뜻한 음료나 아이스 음료를 모두 담아도 온도가 오래 보존이 되면서도 컵 표면에는 온도가 전달되지 않아서 생각보다 훨씬 실용성도 있는 컵이었다. 

두꺼운 플라스틱 뚜껑도 커피가 나오는 구멍이 조금 낮게 있어서 뜨거운 커피도 쉽게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커뮤터 컵은 디자인이 예쁘면서도 너무 튀지 않아서(파란색 트러블 머그는 지나가다가 돌아볼 정도로 튀는 색임.) 요즘 매일 가지고 다니는 최애 제품이 되었다. 



식음료 마케팅 영역에서 스타벅스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마케팅을 보여주는 스타벅스와는 달리 블루보틀은 자신의 고객들을 정의하고 정확하게 그들이 좋아할만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그 뚝심도 대단하고 디테일한 완성도는 더욱 대단해보인다. 


얼마 전 블루보틀을 인수한 네슬레에서 네스프레소 버츄오라는 새 머신을 출시하기도 했으니 내년에는 네슬레 네스프레소와 블루보틀의 컬래버레이션 머신을 만나볼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해본다. 






블루보틀 책에서 못 다한 이야기 



#1


블루보틀이 도자기 장인 이이호시 유미코와 컬래버래이션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고의 브랜드 전략을 선보이는 #블루보틀의 콜라보 전략을 살펴보자. 



#2


스타벅스가 블루보틀에 긴장해서 하워드 슐츠가 회장에서 물러나서 리저브에 집중한다고 했다고? 

이상하네 #블루보틀과 스타벅스는 다른 것을 파는데? 

공간을 파는 스타벅스와 커피를 파는 블루보틀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달라서 둘을 나란히 경쟁자로 비교하는 것은 어려워보여.



#3 


카페가 스타트업이라고? 게다가 50개 매장으로 7천억의 자산가치로 네슬레에 인수되었다?!

#블루보틀이 왜 스타트업인지 한번 알아보자. 





#블루보틀에 다녀왔습니다

블루보틀의 탄생부터 매각까지의 이야기,  카페가 스타트업이 되어 가는 과정, 세계 커피 전쟁에서 블루보틀의 위상등 브랜드 전략에 대해서 압축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북저널리즘 시리즈 18번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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