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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Dec 09. 2023

틈만 나면 핑계를 찾는 머리

택배 시작하고 허리 통증으로 두 번 길게 쉬고, 어깨, 무릎, 손목 같은 관절부위가 아파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 정도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있다. 그 덕분인 지, 택배 노동에 이골이 난 건 지 특별히 더 아프진 않았다.


어느 날 매일 팔굽혀펴기 100회을 1년 동안 하며 자신의 몸의 변화를 기록한 외국 청년의 영상을 보고 자극받아 팔굽혀펴기를 추가했다. 처음 시작할 땐 10회 하는데도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프로필 사진을 찍을 것도 아니고 바쁠 것 없으니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늘렸다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한 번에 30회, 또 얼마 뒤엔 35회, 40회, 이젠 50회를 쉬지 않고 하게 되었다. 


몸의 변화? 근육질이 아니라 균형이 잡혀간다는 느낌적 느낌과 흐물거리던 팔과 가슴이 탄탄해졌다. 충분히 만족하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하자 했다. 어느 날, 팔꿈치 통증이 있어 아플 때 무리하지 말자는 타당한 핑계가 생겨 건너 뛰었다. 머리는 자신만 안전하면 몸이 건강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몸을 쓰려면 머리가 활동을 해야하므로 편한 상태로 있길 원하는 머리는 편하게 있을 수 있는 타당한 핑계를 찾고, 핑계는 결국 몸을 만든다.


이러다 영영 안하겠다 싶어 다시 시작했는데 한 번에 30회가 힘들었다. 머리는 그동안의 성과가 축적이 되는 지 몰라도 몸은 반복하지 않으면 공든 탑 무너지듯 한 순간에 사라진다. 한 달 정도 지나고 30여회를 3번에 나눠 100회 달성. 머리는 속일 수 있어도 몸은 정직하다. 휴무일이란 핑계로 팔굽혀펴기 쉬었다. 틈만 나면 핑계를 만드는 머리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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