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안가기 대작전> 수지 모건스턴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창비
<이사 안가기 대작전> 2
이사 온 곳은 바다가 있어요.
밖에도 햇빛이 많이 비쳐요.
파리와는 아주 다른 곳이에요.
난 낯설고 내 친구, 내 방, 플라타너스, 유치원이 그리워요.
하지만 바닷가에서 노니 장난감보다 훨씬 재미있어요.
이웃도 생기고
친구도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어요.
몇 달이 지나서야
내 방 창문 밖에 또 다른 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키 크고 호리호리해서 듬직하게 날 지켜 줄 거 같아요.
종려나무다.
내가 주로 참조하는 나무 관련 책 두 개에는 종려나무에 대한 설명은 없다.
종려나무는 야자수라고도 불리는데
오키나와나 지중해 등에서 잘 자라는 나무니
서울 중심의 근교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이기도 하다.
아이가 이사간 곳은 아마
바다가 보이는 휴양도시가 아닐까?
칸이나 니스같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이 있는데
이 종려가 종려나무의 종려고
트로피에는 그 잎이 그려져 있다.
칸에는 그만큼 종려나무가 흔한 나무라고 한다.
파리의 플라타너스에서
바다가 보이는 곳의 종려나무로
작가들이 표현을 참 잘했다 싶다.
나무를 아는 작가들이구나, 반갑다.
아이는 그렇게 마음의 버팀목을 찾았다.
종려나무의 줄기 저렇게 생겼겠지?
한 번 안아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