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 노석미 글그림, 사계절
노석미 작가의 그림은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레몬색 밝은 노랑이 그렇고
이 책의 제목처럼 그려진 사물, 생물들이
단순하고 심플하지만 왠지 본령같은 형태으로
귀여움을 장착하고 있어 그렇기도 하다.
이 책에서 가장 귀여운 페이지와 말은 바로 이것이다.
"어쩐지 일하는 인간은 귀여워!"
배춧잎인지 모를 초록 잎에 앉은 애벌레들이
밭에서 허리 굽혀 일하는 인간을 보며 자기들끼리 하는 말이다.
후훗
인간도 귀여워질 수 있다니
그것도 일하는 인간이!
이 책에는 전체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
형이 갓 태어난 동생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동생도 귀여워
집도 귀엽고
다 귀여워요!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건 너야!
아, 이렇게 사랑스러운 마무리라니!
귀엽다는 말이 주로 작은 것들에 쓰이고
예쁘다라는 말이 여자 아이들에게만 쓰일 때 우려되는 지점이 있듯
귀여워가 반복되는 것이 좀 불편하다고 하는 감상이 있었다.
물론 언어에는 단어 자체가 의미하는 것을 넘어서는
사회문화적인 맥락이 있고
그러니 세심하게 벼려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때론 귀여운 것을 귀엽다고 말하고 그 말 그대로 받아 들이는 마음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책에는 정말 곧이 곧대로 귀여운 귀요미들이 대거 등장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