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by 김작은
출처 @kim_smalll


한가득 들이마신 숨이 퍼진다

노폐물 실은 한숨으로 나온다

한숨 한 번에 넋두리 한 번

넋두리 한 번에 차 한 모금


당신의 눈이 아니었다면

당신의 귀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나는 어디에






오랜 연애에 종지부를 찍고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상실, 공허처럼 텅 비었다는 개념에도 잔재가 있을까.

알 수 없는 상실의 잔재나 노폐물이 몸 안을 흐르고 있다.


숨을 나르던 적혈구는 부단히 움직여 노폐물을 몸 밖으로 빼내려 한다.

심장의 펌프질만으로는 힘이 부족했다.

알 수 없는 잔재를 붙잡아 횡설수설 내뱉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누군가 들으며 끌어내줘야만 했다.


나는 사람들을 만났고 사람들은 나의 두루뭉술한 진술에 공감해 주었다.

어쩔 수 없이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팽창한 풍선의 바람이 빠지듯 쭉 내뱉었다.

형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잔재를, 노폐물을 빼내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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