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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Mar 24. 2022

누구나 제조 로망이 있다
1인기업 필수 체크 리스트

#06. 1인 기업이 펀딩 1천만 원 달성하기

앞선 내용에서 펀딩 스토리 짜기, 테스트, 홍보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제품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낮은 단가+최대한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나의 경우, 첫 번째 펀딩 사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https://brunch.co.kr/@actanddreamer/130) 단가와 퀄리티의 긴장감 넘치는 줄타기에 실패하여 첫 제품은 판매해도 이익이 남지 않는 구조가 되어 버렸다. 사업을 하려면 당연히 매출, 원가, 매출이익, 판관비, 영업이익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고, 실제로 기존 회사에서 예산/지출을 담당하여서 개념을 알고 있었으나, 그걸 내 사업에 눈앞에서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어쩌면 처음이라는 명목 하에 '고퀄'에만 집중한 것일지도. 




일단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매출, 원가, 매출이익, 판관비, 영업이익에 대한 개념을 짚고 넘어가 보자.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당기순이익까지 건드려야 하는데, 일단 가볍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면 여기까지만 알면 된다.


매출 - 원가 = 매출이익

매출이익 - 판관비 = 영업이익


예를 들어, 판매가 10,000원인 제품을 만드는데 원가가 5,000원 들었으면 매출이익은 5,000원이 된다. 한 개를 팔 때마다 5,000원이 남는 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판매할 때 원가만 드는 게 아니다. 입점한 플랫폼에 따라 수수료도 다를 테고(온라인의 경우 5~25% 정도, 오프라인일 경우 30~40% 정도), 사무실이 있다면 임대료, 직원이 있다면 임금, 보험금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그래서 그걸 토탈로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한 달 기준으로 대략적인 수치를 알고 있으면 좋다. 한 달에 평균 100개를 팔 거라고 생각한다면 매출은 10,000원x100개 = 1,000,000원이 된다. 그렇다면 원가가 5,000원이기에 매출이익은 5,000x100개 = 500,000원이 될 테다. 플랫폼 수수료가 10%에 사무실 임대료가 한 달에 25만원이라면 총 35만원을 제해야 하니, 결국 남는 건 15만원. 한 달에 100개를 팔면 나에게 15만원이 남는다. (15만원은 누구 코에도 붙일 수 없기에 100개로는 택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럼 한 달 동안 판매해야 하는 최소치를 계산할 수 있다.)


※ 계산할 때 부가세 제외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




자, 이제 그럼 제품을 만들어보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는데, 샘플과 견적서를 통해 단가를 먼저 확인할 수도 있고 제품에 대한 대략적인 가격을 구상한 다음 단가를 거기에 맞출 수도 있다. 어떤 시나리오를 따르느냐에 따라 방법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듯하다.

순서는 아래와 같은데 만약 제품의 가격대를 먼저 정해놓는다면 3번이 젤 먼저 와야 한다.


1) 소재 및 소재의 가짓수, 크기, 수량 

2) 업체를 통해 견적서와 샘플 수령

3) 원가를 역산하여 가격대 설정


1. 소재 및 소재의 가짓수, 크기, 수량

테스트를 통해 어떤 제품을 어떻게 제작할 것인지 구상하였다면 소재, 소재의 가짓수, 크기, 수량을 명확히 해야 견적서를 받을 수 있다. 


소재

소재의 경우, 종이, 나무, 천, 플라스틱 등에 따라 제조 방식도 다르고 컨택해야 하는 공장도 다르다. 아마 진행 방식 또한 다를 것이다. 나는 플라스틱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제작을 해보았는데, 플라스틱을 하지 못한 이유는 금형비 때문이었다. 형태가 얼마나 간소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금형 제작비는 5천만원 정도 예상해야 된다고 하였다. 

나무나 천도 싸진 않기에 특히나 처음이라 관리를 최소화하려면 우리나라에서 종이로 제작하는 게 좋다. 그래야 원활히 소통할 수 있고 제작 시기도 편하게 맞출 수 있다.


소재의 가짓수

가짓수가 중요한 이유는, 다른 형태를 제작할 때마다 단가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형태로 2000개를 제작하는 것이, A 1천개+B 1천개 제작하는 것보다 훨씬 싸다. 그래서 "소비자" 기준으로, 새로운 걸 추가했을 때 추가되는 가격만큼의 가치를 줄 수 없다 판단된다면 차라리 그 요소를 없애고 가격을 낮추는 게 낫다.


크기

만약 컨택한 공장에 기성 제품 사이즈가 있다면 이에 맞추는 게 단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 카드와 책자 제작이 메인이었기에 기존의 카드 크기를 확인하였고 한 장에 몇 개가 인쇄될 수 있는지도 파악해야 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인쇄비가 2배가 될 수도 있기에.


수량

수량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데, 나무나 천의 경우 수량이 많다고 해서 단가 많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종이의 경우에는 100개 제작하는 것과 1,000개 제작하는 비용이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2,000개 제작할 때 추가되는 비용도 크지 않다. 그럼 최대한 많이 제작하면 좋겠네?! 그러나 판매가 수월하지 않다면 떠 앉고 있어야 할 재고 비용도 비용도 무시할 수 없기에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첫 제작이라면 500~1000개 사이에서 제작하는 걸 추천한다.


2. 업체를 통해 견적서와 샘플 수령

주변에 제작해본 지인이 있다면 그쪽 네트워크를 통하면 가장 좋다. 원래 해본 사람들이 원가+퀄리티 맞추는 건 귀신이다. 그런데 만약 네트워크가 없다면, 종이의 경우 충무로나 파주 인쇄소 등에 컨택하면 된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되는데 나의 경우는 그냥 찾아갔다. 돌아다니다 보면 사장님이 다른 사장님을 소개해 주신다. 운이 좋다면 길거리에서 만날 수도 있다. 내가 한창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나의 4번째 공장 사장님은 충무로 길바닥에서 만났다. 여기에 한동안 정착해서 제작하다가 더 좋은 전문가를 만나서 갈아탄 게 최근이다. 


소통할 때는 정확한 크기, 소재, 수량까지 정한 이후에 견적서를 요청해야 한다. 웬만하면 직접 가서 다른 제작 제품 퀄리티도 확인해보고, 우리 제품 샘플도 받으면 좋다. 샘플 제작할 때는 10~20만원 정도 든다.  


해외에서 제작하고 싶다면 단연 알리바바이다. 알리바바에서는 샘플 제작비도 5~10만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퀄리티가 천차만별이기에 꼭 샘플을 확인해야 한다. 샘플이 만족스럽다고 본 제품 제작을 안심해서는 안된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나무를 제작한 업체는 불량율이 거의 5~10%에 달했다... 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제작하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혹시나 나무를 선택한다면 꼭 중국 공장을 컨택하기를)


3. 원가를 역산하여 가격대 설정

1천개 제작 기준 원가가 3,000원 정도 나왔다고 해보자. 원가와 순이익은 정하기 나름이지만, 수수료와 추가 비용을 고려해보면 원가를 30% 이내로 설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우리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수식으로, 원가를 통해 판매가를 계산할 수 있다.

3,000원 : X = 30% : 100%로 계산을 하면 된다! 여기서는 계산을 하지 않아도 X(판매가)가 10,000원이 될 거라는 걸 알 수 있지만 혹시나 원가가 다를 수도 있기에 수식을 남겨보자면,

X(판매가) = 원가 x 100% / 30%(원가율) 로 하면 된다.


만약 가격대를 먼저 정하고 원가를 계산한다고 하면, 어느 정도 가격대가 적정할지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유사 제품의 가격대를 체크해보면 고객의 후기를 다 체크해본다. 어느 포인트가 만족스러운지, 불만이 있다면 어느 포인트인지 체크한 다음, 제품 개발에 참고한다. 대략적인 구성품을 확인한 다음 원가를 체크하는데, 원가의 적정선을 고려해서 조율하는 게 좋다.


처음에는 최고로 만들겠다고 이런 거 저런 거 다 추가했는데, 나중에 박스비, 부자재까지 고려하면 은근 원가가 올라간다.(풀필먼트사에 배송 맡겨도 비용이 추가되니까 그것까지 고려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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