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남 들어봤어?
(말로는) 까만색을 좋아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핑크로 꾸미고 다니는 온후가 말했다.
“엄마, 나 숙녀처럼 행동할 거야.”
숙녀가 뭘로 알았는지, 삐죽거리는 입술, 당찬 말투, 엄마 아빠 말에 째깍 응답하기 등등등
부모 입이 입꼬리에 걸리는 행동을 주르륵 내놓는다.
“야! 너!”
두 살 더 먹은 오빠가 부른다.
“야! 너! 세상에 숙녀라는 말이 어디 있냐? 도대체 숙녀라니..”
....
“너 숙녀라는 말이 있으면 숙남은 들어봤냐?”
숙남? 들어본 적이 있나? 아들에 대한 예의로 귀를 한 번 의심해본다.
“숙남 들어봤냐고!” 몇 번을 씩씩거린다.
“야! 너! 니가 말하는 건 손녀야!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식의 딸을 부르는 말이지! 남자는 손자야!”
이런 의기양양함을 봤나.
조금, 쬐애끔, 쪼오오오오애애애금 더 안다는 건, 때론 쪽팔림을 감수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