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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세아 Nov 17. 2021

03. 자존심

자존심이 세 보인다는 얘기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다. 약해 보이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하거나 센 성격으로 보이고 싶지도 않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난 자존심이 세다는 얘기를 가끔 들어왔다. 항상 웃으면서 타인의 의견에 무조건 따라가고 내 감정은 잘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게 쓴소리를 했던 사람들의 공통적인 말은 "넌 자존심이 너무 세"라는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게 됨과 동시에 마음이 상하곤 했었다. 많은 사람이 자존심이 세다는 것은 부정적인 개념,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긍정적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자존심이란 정확하게 무엇인지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았다.


자존심 : 자기 자신 또는 자기와 관련된 것에 대하여 스스로 그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 남에게 굽힘이 없이 자기 스스로 높은 품위를 지키는 마음. 자신의 가치, 능력, 적성 등의 자기 평가가 긍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전적 의미만 보면 부정적인 개념은 아니지만, 자존심이 너무 강하면 위에서 말한 자존심이 세다는 의미와도 비슷하다. 내게 자존심이 세다고 했던 사람들은 그들의 의견을 전부 따르지 않고 반대 의견을 냈을 때 그런 얘기들을 했다. 다수의 의견에 따라가지만  부도덕하거나 폭력적인 언어, 행동에는 "아니요"라고 표현을 했었다.


사실 난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아니다. 난 오히려 자존심이 너무 약해서 자신감도 거의 바닥이었고, 내 모습이 부끄러운 적이 많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는 게 익숙했으며 일방적으로 당하는 호구처럼 살아온 시간이 훨씬 많았다. 타인에게 훨씬 더 관대하고, 내게는 끊임없이 채찍질하면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들을 찾으려고 애쓴다. 내 능력이나 가치가 높다고 생각했던 적은 거의 없었고, 좋아하는 것들을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는 게 인생의 목표이다. 이제는 적당한 자존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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