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화이자 1차 백신을 맞은 후 매일 12시간 이상 잠을 잤다. 6일째인데도 여전히 눈이 반쯤 감겨있는 듯한 무거운 느낌이고, 온종일 멍한 상태에서 일한다는 게 쉽지 않다. 점심, 저녁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두 잔이나 마시면서 잠을 쫓으려고 애쓰기도 했지만 아주 잠시뿐이었다. 백신 후유증은 짧으면 하루 이틀이고 길면 일주일에서 한 달까지도 오래 가는 사람들까지 개인차가 있다고 한다. 잠깐 상상해봤는데 혹시나 2차 백신을 맞을 때까지도 이 피로감이 줄지 않으면 수면욕이 두 배로 늘 수도 있을까? 부디 그런 일은 없기를…
나는 일과 중 수면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랜 시간 자고 일어나는 게 좋다기보다는 짧은 시간을 자더라도 눈을 뜨면 충분히 잔 느낌에 상쾌한 하루가 시작되는 듯한 기분이 참 좋다. 그래도 평균 8시간은 자는 편이다. 어떤 꿈이 밤새 나를 괴롭혔는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때도 좋다. 악몽을 자주 꾸는 편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쫓겨 다니고 열심히 뛰면서 총과 칼을 피하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영화 속 주인공처럼 끝까지 쉽게 다치지 않거나 죽지도 않지만 몇 시간 내내 꿈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이 꽤 많았다. 어떤 날은 온통 불바다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꿈속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그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일어나서도 얼굴에 눈물이 범벅이었다. 꿈을 꾸면서 실제로 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학창 시절엔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밤새 공부도 하고, 날이 밝을 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엄마한테 많이 혼난 적도 있었다. 대학생 때도 시험 기간이나 과제 제출 기간이 다가올 때면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면서 잠을 이겨냈다. 몸살 나서 28시간 동안 잠든 스무 살의 나도 있었지만, 어릴 땐 수면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 지금은 휴일에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수면 시간이다. 하루의 시작과 컨디션, 내 건강은 내가 지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