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내 일상은 드라마보다는 시트콤에 더 가까운 삶이었다. 매번 당황스러운 사건의 연속이었고, 덜렁거리는 성격이 꼭 시트콤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처럼 엉뚱했다. 친구들도 하나같이 입을 모아 시트콤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나도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 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고 여러 번 말했다. 그러다 실제로 촬영을 하게 될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했지만... 요즘은 시트콤보다는 드라마 같은 일들이 가끔 일어나고 있다. 믿기지 못할 일들이 눈앞에 일어날 때마다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놀라울 때가 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상황, 달콤한 상상에 빠진 것 같은 날들이 펼쳐져서 이게 드라마 같은 인생이구나 할 때가 있다.
드라마는 풋풋하거나 달달한 로맨스도 좋지만,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긴 드라마를 참 좋아한다. 인생 드라마는 '킬미, 힐미',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녀는 예뻤다', '아는 와이프' 등 재미있게 본 드라마들이 꽤 많다. 재미와 반전이 함께 있고,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 담겨있는 내용이 좋다. 시대적 배경이 잘 드러나고 인간미가 넘치던 응답하라 시리즈도 정말 재밌게 봤다. 스케일이 크고 자극적이거나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영화에 비해 드라마들은 소소한 우리의 삶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아서 공감이 많이 된다. 아직은 영화 경력이 더 많지만, 언젠가는 드라마를 통해 많은 이들의 삶을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는 배우로 다가가고 싶다.
나중에 드라마를 몇 편 찍게 된다면 OST를 꼭 불러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요즘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 OST가 음원차트 상위권에 항상 올라와 있는 걸 볼 수 있다. 원곡이 있지만, 배우들이 새롭게 해석한 버전으로 리메이크해서 다시 주목받는 곡들.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게도 좋은 곡들을 드라마에 맞게 부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