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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세아 Dec 09. 2021

19. 자유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자유로운 요즘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2주 전, 11개월 동안 근무했던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 후 퇴사했다.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나머지 몸치인데도 흥에 겨워 집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10시간이 넘게 누워서 반려견 설이를 안고 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로 인해 설이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자주 짖기도 하고, 내 물건에 집착도 심해지고, 간식을 더 달라고 조르기도 하지만 그 모습마저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금까지 늘 치열하게 살아왔고, 조금이라도 쉬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끊임없이 일하거나 운동, 취미활동 모임을 부지런히 하면서 살았는데 요즘은 이렇게 설이와 집에서 여유 있는 시간도 즐기게 되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보고 싶은 사람들도 먼저 연락해서 만나고, 오랜만에 시사회도 참석해서 영화도 마음껏 보게 되니 정말 행복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돈이 많아야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항상 돈에 대한 무언가의 압박이 있었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이고, 많이 벌면 그만큼 많이 쓰게 되고, 갑자기 많이 생기면 불안하기도 했다. 딱 필요한 만큼만 벌면서 쓰자는 생각으로 내 삶에 만족하면서 살아왔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터져서 돈과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다 보니 11개월 동안 행복하거나 자유로운 마음이 들지 않았다. 많은 사람은 돈이 많으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말하고,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


그동안 너무 지치고 힘들었던 나를 잠시 쉬어가게 하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몇 주 동안 돈을 못 벌면 어떠한가, 내 마음이 더 단단해지고 몸의 건강을 위해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다음엔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할 자유를 다시 찾으면 된다. 내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 날개가 달려서 자유롭게 훨훨 날아갈 것 같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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