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 다음으로 최고의 취미였다. 소꿉놀이보다는 책을 쌓아놓고 도서관 놀이를 하는 게 더 재미있었다. 책을 읽고 독후감 쓰는 것도 좋아했고, 독서와 관련된 상도 참 많이 받았다. 대학교 때는 근로장학생이 되어 1년 동안 도서관에서 책에 도장도 찍고, 도서 진열도 하고, 어렸을 때 했던 놀이를 실제로 즐겁게 일을 했다. 졸업 이후에도 일하면서 만난 동생들과 독서 모임, SNS로 알게 된 북클럽도 참여했다.
사실 중, 고등학교 학창 시절엔 잠깐 흥미를 잃었다. 그러다 대학교 때 자기계발서가 유행하면서 다시 읽기 시작하고,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꾸준히 올린 다이어리를 편집해서 제본 한 권,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모아 포토북 한 권을 만든 적도 있었다. 언젠간 꼭 내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며... 2013년 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을 올라왔는데 너무 큰 충격이었다. 지하철에서 모두 스마트폰만 뚫어지게 보고 있는 모습들은 그동안 광주에서 전혀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그래서 북메트로를 찾게 되었고, 지하철로 이동할 때마다 신간을 읽으며 인증하는 책 읽는 캠페인에 2년 동안 동참했다. 내 가치관과는 다른 작가님들의 책도 있었지만, 누군가와 많은 나눔이 없더라도 다양하고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독서를 참 좋아한다. 요즘은 읽는 시간이 빨라져서 하루에 한 권 읽을 때도 있다. 그리고 2년 전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내 마음을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다른 작가님들의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 내가 겪지 못한 삶을 책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는 특별함, 연기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지만 책은 한 사람의 생각과 인생을 더 깊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새로운 정보와 다양한 세계 속으로 떠나는 방구석 여행 같은 느낌도 참 좋다.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 다음 장에 대한 설렘, 말로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