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은 많은 이들에게 설렘을 갖게 한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대부분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으며, 여행 가방이 여러 개임에도 불구하고 그 무게를 잊을 정도로 목적지가 적힌 티켓과 여권을 손에 꼭 쥐며 기대하고 비행기를 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누군가와 헤어짐을 준비하거나 업무로 인해 출국하는 사람들은 그저 기쁘진 않겠지만, 나는 떠날 때마다 항상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공항에서 시간을 보냈다. 물론 봉사팀과 함께 떠날 때는 리더인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땐 책임감이 가득했다.
어릴 적 예쁨을 많이 받았던 나는 부모님과 이모들이 정말 잘 챙겨주셔서 5살 때까지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어렸을 때라 비행기를 탄 기억이 없고, 22살부터 해마다 중국 세 번, 인도 두 번, 미국 두 번, 필리핀, 태국, 몽골까지 10년 동안 봉사활동을 위해 많은 나라의 공항을 다녀왔다. 30대에는 제주도, 부산, 광주에 여행 및 영화제에 가기 위해 국내선을 이용하기도 하고... 참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공항이다. 일주일간 계획해서 떠난 내일로 기차여행도 좋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순식간에 떠난 여행들도 좋은 기억들로 남아있다. 하늘 위의 하얀 구름과 함께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너무 좋다.
가끔 너무 답답하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들 때가 있다. 계획적이기보다는 즉흥적인 쪽에 더 가까운 나이기에 당일이라도 갑자기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다가 떠난 경우도 있었다. 31살에 배우 데뷔의 길이 도저히 보이질 않아 3개월간의 뉴욕 자유여행을 갑자기 생각하게 되었고, 올해 6월에도 회사 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1시간 후 제주도행 티켓을 끊어 다음날 서울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럴 땐 집이 김포공항과 멀지 않아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여행도 좋지만, 영화 촬영을 위해 자주 들락거리는 공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