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jury time Oct 12. 2023

개새끼

에필로그

2년여 만의 공백을 지나 오랜만에 브런치를 들어와서 처음으로 쓴 글이 가족에 관한 글이라 부담이 많이 되었다.

너무 솔직하게 쓰는 것이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몹시 죄책감이 들었다.

간혹 실화인지 묻는 분들이 있었기에 이제 와서 밝힌다. 쓰다 보니 많은 부분 소설이 되었다가 어떨 때는 진심이 오롯이 드러나기도 하여 늘 그렇듯이 이 글도 리얼리티 소설 그 어디 매쯤 될 것이다.

쓰는 내내 내 자신의 민낯이 드러나 스스로 부끄럽기도 하고 속이 시원하기도 하였다.


다행히 아들은 이제 부모 손을 떠났고, 이제 멋있는 청년이 되는 길만 남았다.

아직 아들이 그녀를 잊지 못하는 건 아닌지 가끔 책꽂이 위에 올려진 반지를 확인한다.

아직도 그대로 있다.

오늘은 그 반지를 한번 슬쩍 숨겨볼까 한다. 아이가 찾지 않기를 바라며. 아예 거기 책꽂이 위에 반지가 있었는지도 잊은 채 살아가기를 바란다.


누구나 첫사랑은 애달프고 잊히지 못하고 한동안 마음 깊이 숨어 있다가 한 번씩 튀어나와 놀라게도 만든다.


'아니, 아직 내가 그 개새끼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이야!'


첫사랑은 첫사랑일 뿐, 처음이라 어설프고 부족하고 미련할 뿐이다.

아들의 그녀도 아들을 개새끼로 여기길 바란다. 그리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며 굳건히 삶을 살아내길 바란다. 미안하다. 지호야.


 

 

  

이전 15화 나는 솔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