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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jury time
Oct 12. 2023
2년여 만의 공백을 지나 오랜만에 브런치를 들어와서 처음으로 쓴 글이 가족에 관한 글이라 부담이 많이 되었다.
너무 솔직하게 쓰는 것이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몹시 죄책감이 들었다.
간혹 실화인지 묻는 분들이 있었기에 이제 와서 밝힌다. 쓰다 보니 많은 부분 소설이 되었다가 어떨 때는 진심이 오롯이 드러나기도 하여 늘 그렇듯이 이 글도 리얼리티 소설 그 어디 매쯤 될 것이다.
쓰는 내내 내 자신의 민낯이 드러나 스스로 부끄럽기도 하고 속이 시원하기도 하였다.
다행히 아들은 이제 부모 손을 떠났고, 이제 멋있는 청년이 되는 길만 남았다.
아직 아들이 그녀를 잊지 못하는 건 아닌지 가끔 책꽂이 위에 올려진 반지를 확인한다.
아직도 그대로 있다.
오늘은 그 반지를 한번 슬쩍 숨겨볼까 한다. 아이가 찾지 않기를 바라며. 아예 거기 책꽂이 위에 반지가 있었는지도 잊은 채 살아가기를 바란다.
누구나 첫사랑은 애달프고 잊히지 못하고 한동안 마음 깊이 숨어 있다가 한 번씩 튀어나와 놀라게도 만든다.
'아니, 아직 내가 그 개새끼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이야!'
첫사랑은 첫사랑일 뿐, 처음이라 어설프고 부족하고 미련할 뿐이다.
아들의 그녀도 아들을 개새끼로 여기길 바란다. 그리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며 굳건히 삶을 살아내길 바란다. 미안하다. 지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