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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ri Sep 07. 2024

교육관

  임용고시에서 출제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고 교육학 수업 중 교수님께서 잠깐 언급만 하고 지나간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교직관입니다. “교사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교직관입니다. 


  부모로서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는지가 머릿속에 명확히 그려져 있어야지만 길을 잃고 헤맬 때 가야 할 방향을 올바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어렸을 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고 아이 손에 들린 성적통지표를 받는 순간 다른 아이와 내 아이의 상대적인 위치를 실감하고 학원을 열심히 알아봅니다. 혹시나 다른 아이보다 공부를 못하는 자신을 보고 실망하고 상처받지는 않았을까… 전교 1등이 다니는 학원에 다니면 공부를 잘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학원에 수강신청을 합니다. 그런데 그게 과연 아이를 위한 선택이 맞을까요?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상담을 하는데 “선생님 저는 학원을 다니는 게 안 맞는데 엄마가 학원을 다녀야 지금 성적이라도 유지한다고 잔말 말고 다니라고 하는데… 정말 돈이 아깝거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이 있듯이 사실 공부를 잘하는 것만큼 결과값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게 없습니다. 음악을 전공한 입장에서 예체능 계통은 실력만큼 운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학연·지연·혈연 역시 강한 영향력을 끼칩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공부 머리가 좋은 아이들도 있고 일 머리가 좋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일머리는 좋으나 공부 머리가 안 되는 아이들은 학원비를 아껴서 가게를 창업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싼 돈을 주고 학원에 보내봐야 잠만 잘 테니까요….  


  공부를 계속 시켜야 할까 아니면 이 돈을 모아서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금전적으로 도움을 줘야 할까 고민이 된다면 나는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키웠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만일 '나는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한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키웠다면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에게 무리해서 국·영·수 학원을 다니라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차라지 그 돈을 모아 아이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실기 학원을 보내는데 쓰거나 창업자금으로 보태주는 선택이 현명한 것입니다. 

 말이 거창해서 교육관이지 간단히 이야기하면 나는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컸으면 좋겠는지 목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목표가 설정되어야 구체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저는 우리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컸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을 합니다.  조르주 루스너의 "슬픔을 모르는 공주님"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한 왕국에서 공주가 태어났는데 왕은 딸이 슬픔을 모르는 행복한 삶을 살기 원해 요정들에게 공주가 슬퍼하지 않도록 축복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요정들은 왕의 부탁을 들어주고 공주에게 슬픔을 모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축복을 내렸습니다. 공주는 자라면서 항상 행복하고 웃음이 넘치는 아이로 성장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들과 진정한 감정을 나누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점점 고립되었고, 진정한 행복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있듯이 슬픔을 느껴봐야 제대로 된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할 일은 아이가 좌절을 맛보지 않게 할 것이 아니라 좌절한 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일입니다.  


 기업은 목표가 뚜렷해야 직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마음 한뜻으로 달리게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내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지 목표를 세우시고, 그 목표를 달성하게 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의 인생과 내 인생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어디까지나 조력자이지 주인이 아닙니다. 아이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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