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가 되어주고 싶은 선배의 소망 그리고...
등대가 되어주고 싶은 선배의 소망
회사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어찌하다 보니 지금껏 일을 가르쳐 주는 사수가 한 분도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잠시 한 분이 있었습니다. 인사업무를 시작한 신입사원에게 업무를 가르쳐 주던 선배가 1년도 안되어 갑작스러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신 이후로는 저 스스로 업무를 물어물어 가며 하나씩 배워나갔습니다.
인사담당자가 없던 자회사로 파견 나가면서 직원이 채 20명이 안 되는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직원을 200명이 넘을 때까지 지원과장으로서 인사업무 외의 구매, 총무, 시설지원 등의 새로운 업무도 직접 찾아다니며 배워서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러다가 복귀하면서 자산운용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고, 공교롭게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둔 시기여서 자본시장법에 따른 인가업무부터 진행하느라 또 하나하나 물어보고 익혀가면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Compliance가 뭔지도 잘 모를 때 Compliace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법규와 관련 규정을 익히고 자산운용 실무를 하나씩 배워가며 그렇게 업무를 해오면서 보험회사 자산운용 중에서 특별계정이라는 부서에서 운용지원과 Compliance업무로만 만 16년이 지났습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수탁은행, 사무관리사와 투자일임으로 자산운용을 위탁했던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를 방문하고, 업무 점검을 진행했었고,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도 4차례가 넘는 종합검사도 수검하였습니다. 규제개선과 관련해서는 금융위원회 건의를 통해 자본시장법 시행령도 개정하였고, 일임운용사를 직접 방문하여 설명하면서 업계의 Compliance관련 모니터링 체계를 바꾸고 이와 관련해서 “사전 Compliance 모니터링”이라는 용어도 만들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에 건의하여 새로운 유권해석 들도 받아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도 어느덧 전문가라는 말을 듣게 되고 업계에서도 많은 문의를 받고 그에 대한 설명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이해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Complinace 업무가 이제는 금융권의 내부통제라는 큰 테두리로 부각이 되면서 이제는 자산운용에 있어서는 필수적인 업무가 되었습니다. Compliance업무는 단순이 관련 규정과 양식을 숙지하여 수행하는 업무가 아니라 관련 법규 및 규정을 정확히 알고 자산운용 실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종 금융사고 등의 예방활동과 더불어 나아가서는 해당 법규에 대한 규제개선까지도 진행하는 고난도 직무입니다. 지금껏 많은 경영진이나 회사 내 리더들이 생각하는 단순 Back-office 업무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후배들을 지도하고 주변에 강의를 하다 보면 이 Compliance업무를 상당히 어려워하고, 또한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담당자들조차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후배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선배님 지금까지 설명해 주시고 가르쳐주신 것들을 책으로 만들어 보시면 안 될까요?” 처음에는 책을 쓸 시간을 내기도 녹녹지 않기도 하지만, 머릿속에 담아져 있는 것들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감도 안 잡혔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잠시 뒤돌아보니 30년이 넘는 시간을 한 회사에서 근속을 했고 이제 정년이 채 2년이 안 남았습니다. 인사업무출신으로 자산운용 Compliance업무의 체계를 만들어 온 선배로서 후배들을 지도하다 보니 지금껏 내가 해온 일들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서나 해설서 같은 문서화된 참고서적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으면 언제든 찾아볼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에서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하여 이제 20회 차를 넘기고 있습니다. 비록 내가 쓰고 있는 글이 보편적인 내용이 아니라서 읽는 사람이 Compliance직무나 자산운용업무 관련 수행하고 있거나 관련 업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한정되겠지만, 몸소 이 길을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만들어 왔기에 제가 연재하는 글들 하나하나는 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거나 앞으로 수행하게 될 후배들에게 하나의 등대로서 후배들의 길을 밝혀주었으면 하는 선배의 소망입니다.
지난 4월 22일 연재를 시작하고 7개월에 걸쳐 연재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로서의 첫 작품인 만큼 의욕도 많았고, 많이 서툴기도 했습니다. 브런치북을 통해 글을 연재하면서 정말 엄청난 작가분들의 작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작가님들과 작품들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제 글의 주제가 평범한 부분이 아니라 특정 층에 한정이 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습니다. 제한된 회차로 인해 아직도 풀어나갈 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브런치북이라는 매체를 통해 첫 발을 내디뎠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거쳐 좀 더 업그레이드된 내용의 2집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조금 더 욕심을 내어 한정된 분야가 아닌 제 일상의 이야기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서툴고 둔탁한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좀 더 성숙되고 알찬 구성으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