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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함부로 창업하지 마라 2.커피Talk(3화)

3. 아메리카노 vs 핸드드립

by 박주민

이제는 대중들의 커피에 대한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핸드드립 커피를 아메리카노로 생각하시고 주문하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다.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에 대해 나도 동의한다. 그래서 요즘은 아메리카노처럼 마시는 핸드드립 혹은 손으로 내린 아메리카 노라고 이해를 돕기위해 설명을 해 드리곤 한다. 하지만 엄연히 핸드드립 커피와 아메리카 노는 다르다. 여기서 굳이 이를 도식적으로 설명하지는 않겠다. 이 글은 커피자체를 가르치 려는 의도가 없고 또 웬만한 정보는 네이버를 치면 더 상세히 잘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외 국인들 눈에 진한 된장찌개나 다소 연한 청국장을 구분해 내지 못한다고 뭐라할 사람은 없 다. 그러나, 그 둘의 차이가 엄연히 있는 것에 대해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만 일 식당에서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청국장이 나오고, 청국장을 시켰는데 된장찌개가 나온다 면 여러분은 어찌하겠는가. 마음씨 좋은 분이야 웃으면서 그냥 먹을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는 기분이 안좋을 것이다. 그게 그거 같지만 전혀 다르다는 걸 우린 잘 알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노와 핸드드립도 같은 맥락이라보면 된다. 주로 핸드드립으로 내려마시는 싱글오리 진 혹은 스트레이트 커피라 불리우는 커피는 대표적인 슬로우 커피다. 그리고 핸드드립은 이들 커피들을 가장 원형의 형태 즉, 개별품종의 특성과 그 근원적인 커피맛을 가장 잘 표 현해 주는 추출방법이다. 그래서 사실 커피를 공부할 때 제일 먼저 배워야하는 추출법은 핸 드드립이다.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기 위해선 대부분 블랜딩되어진 것이 아닌 개별품종을 싱 글로 내려마시는 것이 좋다. 보통, 블랜딩은 커피의 다양한 맛성분을 섞어 조화를 이루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로스팅시 강배전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아메리카노의 베이스가 되 는 에스프레소는 거의가 블랜딩이며 중배전 이상이다. 반면, 핸드드립의 경우는 커피가 가 지고 있는 다양한 맛 성분중 부드럽고 상큼한 산미를 즐기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약배 전을 주로 하게 된다. 대표적 페스트 커피인 에스프레소는 이태리를 중심으로 전 유럽에 걸쳐 발달했다. 에스프레 소 머신을 만든 최초의 나라가 이태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스프레소에서 중요시 하는 건 맛의 균형이다. 향, 맛, 느낌, 여운 이 네가지의 균형이 고루 갖추어졌을 때 우린 퍼펙트 커피라 명명한다. 에스프레소는 핸드드립과 달리 기계의 기술적 요건들 가령, 추출시간, 기 압, 온도등이 기계적으로 잘 세팅되어져 있어야 한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장비가 고가이다. 그리고나서 커피에서 가장 맛있는 성분만을 추출하기위해 능숙한 바리스타가 포터필터에 커 피분말을 다져 약 9기압 전후의 압력으로 빠른 시간안에 추출을 한다. 참고로 크레마가 풍 부한 에스프레소를 약 20-30초안에 20-30ml 로 추출하게 된다. 사실, 아메리카노는 가장 맛있는 커피다. 그래서 어렵기도 하다. 무슨말인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커피가 아메리카노이며, 까페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계적으로 커피 매출의 70%가 아메리카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까페에선 아메리카노의 맛에 신경을 제일 많이 쓴다. 즉, 에스프레소 맛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에스프레소 맛 관리가 잘 되기 위해선 두말할 것도 없이 원재료가 되는 각 개별 생두의 적절한 로스팅이다. 우리 까 페의 경우는 영업초기 케냐AA와 콜롬비아 계열, 인도네시아 만델링을 주요 베이스로 해서만들었다. 내 로스팅에 있어 원칙이라면 개별 생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최대한 끌 어내고자 하는 것인데, 케냐AA는 사실 에스프레소로 쓰기에는 커피자체가 거의 완벽한 균 형감을 가지고 있어서 효율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봐야한다. 다음으로 콜롬비아 계열은 중남미 특유의 산미를 연출해 주기 때문에 지금도 즐겨 쓰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인도네시 아 만델링은 묵직한 바디감을 살려주기 위해 반드시 포함되어져야 한다. 지금은 몇차례의 수정보완 끝에 주로 콜롬비아 후일라, 인도네시아 만델링, 코스타리카 SHB를 4:3:3의 비율로 블랜딩한다. 이 블랜딩의 컨셉은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밝은 기운 의 향미와 뒷맛의 여운을 주고자 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만델링을 제외한 나머지 두 품종을 비교적 가볍게 로스팅함으로서 쓴 커피에 부담이 있어하는 30대 중반이상의 아이를 둔 여 성들에게 많은 환호를 받은 블랜딩이다. 여기서 한가지 천기누설(?)을 하나 하자면 인도네 시아 계열중에 아체라는 품종이 있는데 이 녀석이 요물이다. 아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의 북서쪽에 위치한 지역인데 이곳에서 재배된 품종은 그 토양의 특별함으로 인해 아주 독 특한 향을 발산한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만델링 대신 아체를 써왔는데 그 매력에 한번 빠 지면 헤어 나오기가 힘들 정도였다. 한 가지 큰 단점이라면 수입원이 거의 한 업체로 지정 되어 있다시피 했는데 작황이 너무 불규칙하여 년중 상당기간 수입이 안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커피맛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힘들어 그 맛의 편차 때문에 운영상에 애로가 많았다 는 점이다. 그래서 항상 일관된 커피맛을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창업초기 나는 일반 까페들과의 차별성을 핸드드립 커피에 두었다. 2010년도는 커피시장에 서 로스팅이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는 시기였는데, 수많은 스트레이트 커피의 향연은 바로 이 핸드드립에 의해서 연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핸드드립 커피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 는 방법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시행했던 “행운의 커피”이다. 이는 기존의 드립까 페들이 많이 행했던 “오늘의 커피”를 발전시킨 프로그램인데, 우선 매장에 들어오시는 손님 들에게 바리스타는 메뉴판과 함께 “금일 행운의 커피는 00입니다” 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행운의 커피”가 무엇인지 묻게되고, 이내 바리스타는 “ 행운의 커피를 드시는 분께는 행운권을 드리게 되며 나가실 때 행운권 뒷면에 연락처를 명기한 뒤 응모함 에 응모하시면 됩니다 ”라고 권하게 된다. 아울러, 추후에 추첨을 통하여 원두와 기타 상품 을 드리게 된다고 하면 대부분의 손님들은 뭔가 행운이 깃들 것을 기대하며 주저없이 행운 의 커피를 드셨다. 이를 통해,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는 우선, 매일매일 달라지는 맛있고 신 선한 핸드드립 커피맛으로 손님을 매료시키고, 또 하나는 행운권을 통해 재미와 정보(행운 권엔 해당 커피에 관한 간단한 정보가 쓰여져 있다)를 드림으로써 다시 까페를 방문하고 싶 은 마음을 주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러한 노력으로 우리 까페는 드립커피의 비중이 상당 히 높았고, 이는 곧 원두판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에 까페의 전문성 제고와 매 출향상에 큰 기여를 해 주었다. 혹시, 독자분들은 이런 의문을 가지신 적은 없는지 궁금하다. 왜 핸드드립 커피가 아메리카 노보다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싼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굳이, 이 유를 든다면 아메리카노의 베이스가 되는 에스프레소는 3일에서 7일 정도의 숙성기간을 두 고 사용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많은 양을 회전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마진구조는 박해도 박리다매로 팔다보면 이익이 더 되니까 더 싸게 팔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 반면에 핸드드립 은 보통 적게는 4-5종에서 10여종까지 갖추고 운영을 하게 되는데 드립커피를 찾는 비중이 그만큼 적고 선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양을 재고로 쌓아놓고 운영하기가 어려워 가격 책정시 그 부분을 반영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이유를 굳이 댄다면 다양한 품 종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바리스타의 추출역량 및 노임(리소스)에 대한 일종의 팁값이 포함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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