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까페는 이런 사람들이 하면 좋은 거 같다.
그동안 까페를 운영해오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부분에 있어 까페운영에 부족한 점들이 많은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앞서도 말했듯이 까페를 통한 체인 비즈니스에 대한 기획마 케터로서 커피를 시작했다. 물론, 커피를 배우는 과정과 그 속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전략을 짜고 발품을 팔고하는등의 수고는 내게 있어 익숙한 것들이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도출된 컨셉들을 좀 더 빨리 실행화시키는 데 있어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까페가 오픈이 되면서부터 나의 약점들이 속속 들어나기 시작했다. 우선 까페는 그 자체로는 감성적 공간 이지만 커피를 볶는 로스터기부터 추출하는 머신, 그 외에 종류별 그라인더등이 다 기계다. 즉, 기계장치들을 다루어야만 하는 비감성적 공간인 영역이 더 많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 하면 난 기계치에다가 기계를 분해하여 청소를 하거나 수리하는등의 일을 무척 싫어한다. 그래서 답은 심플하다. 내가 잘못하는 영역은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가에게 맡겨버리는 것이 다. 요즘은 어떤지 잘은 모르겠지만, 창업당시 까페쇼를 통해 알게 된 많은 커피장비 업체들을 많이 만나봤다. 심지어는 중고업체들도 두루 다니며 살펴보았다. 제품의 내구성부터 AS 해 결능력까지 나름 꼼꼼하게 챙겨도 보았다. 그렇지만 막상 제품에 문제가 생기거나 AS 할 일이 생겨 문의를 하면 출장비를 포함 듣도 보지도 못한 부품교체를 요구하며 엄청난 비용 을 요구하기 일색이였다. 더 기분이 나빴던 건 그들의 태도였다. 한마디로 팔고나면 끝이라 는 마인드였다. 조금만 가격흥정을 할라치면 그리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닌데도 귀찮다 는 듯이 전화를 끊어버리거나 출장AS를 와서도 자꾸 추가적인 비용만을 언급하는 것이였 다. 로스터기 같은 경우는 그렇게 잔고장이 나질 않아 편했지만 정기적으로 분해청소를 해 야 할 상황이 되어 도면도를 보아가며 할라치면 재조립 하는 과정에서 꼭 문제가 생기곤 하 였다. 나는 한마디로 이런 일을 싫어하며 체질에 맞지 않는 것이였다. 그나마 남자직원이 있을때는 함께 도와가며 어떻게 어떻게 한 적도 있지만 시간도 무척 오래 걸리는 등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였다. 그 외에 전기관련한 매장내 조명수리, 네온사인내 전구갈기, 매장내 소소한 인테리어 설치, 보조 선풍기 달기 등등 전기나 드라이버를 활용하는 일들이 나에겐 곤욕이였다. 그럴때면 난 항상 생각했다. 역시 이런 일들은 이공계의 탈렌트가 있는 사람들이 딱이다라고. 실제, 커피를 하다보니 여러 커피업체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장님들을 만나 보기도 하였는데 의 외로 인테리어를 직접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물론, 전공을 하신분들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 아도 스스로 멋지게 매장내 인테리어나 설치문제들을 척척 해결하시는 분들을 볼 때면 묘한 열등감까지 느꼈던 게 사실이다. 나와 함께 커피를 배웠던 친구들은 아예 매장내 한 공간을 수리실로 꾸며 각종 머신들을 분해한 다음 중고를 거의 새제품으로 만들어버리는 신공을 발 휘하기도 하였다. 정말 입이 쩍쩍 벌어졌다. 더치커피를 추출하는 기계는 적게는 50만원대 에서 크게는 100만원대 이상의 고가도 많은 데 실험실 도구에 익숙한 과학도적 DNA를 가 진 사람들은 이런것도 뚝딱 잘도 만들었다. 물론, 이런 경우가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은 나도 안다. 하지만 감성코드로 일관된 문과적 유형의 사람들보다 실제 매장운영에서는 이과적 유형의 사람들의 지식이나 경험이 훨씬 유용하게 쓰인다고 할 수 있다. 비용도 절감 되지만 무엇보다도 그들 스스로가 손수 수리하고 꾸며가는 즐거움이 있으니 매장도 훨씬 개 성 넘치고 다채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순수과학 가령 화학이나 물리등의 지식이 있는 사람 들에게도 좋다. 커피를 공부하다보면 아직도 끊임없이 논의되는 성분의 문제들 앞에 작아짐 을 느낄때가 있다. 물론, 많은 기사들을 접하고 정보를 취합하면서 들은 풍월은 많아 노련 하게(?) 얘기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카네틴이 어떻고 클로로겐산이 어떻고 하는 용어들을 만나면 혀부터 꼬임을 느껴와 여간 어색한 것이 아니였다. 그래서 커피를 강의 할때도 이런 문제에 봉착하면 가령 커피와 건강과 같은 주제가 주어지면 최대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 거나 출처를 밝혀 더 이상의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했던 기억이 난다. 좀 더 다른 현실적인 얘기를 하나하자면 커피일은 가급적 악착같이 해내야만 하는 생계형보 다는 커피 자체를 좋아하고 커피일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하는 게 좋은 거 같다. 다른 음 식장사와 달리 진입장벽이 낮고 목이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커피장사는 사업초기부터 많 은 목돈과 준비가 필요해서 원금을 회수하는 시간이 오래걸리고, 객단가가 높지않아 생각보 다 영업이익률을 높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엔 중고매물로 나오는 까 페들이 많아 초기자본을 적게 들이고도 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그 만큼 가게 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자기만의 전략이나 열정이 없다면 애시당초 생각을 다시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커피를 가족의 생계나 생활을 위한 방편위주로 접근했다간 큰 낭페를 볼 수도 있는 요즘 시황이니 신중에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프렌차이즈도 결국은 가맹점주가 책임을 지고 하는 개인사업이기 때문에 본사의 정책만을 믿고 운영하기보다는 나름의 성실함과 관리력을 발휘하여 보다 경쟁력있는 프렌차이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하는 까페는 보통 10평 ~20평 전후인데, 이 정도 규모라면 보통 주중 직원 1-2명에 주말알바 1-2명을 돌려가면서 운영을 하게 된다. 매출에 따라 직원수는 조절되어야겠지만, 까페에서 제일 중요한 직원관 리에 관해 나름의 관리력이 없다면 고전을 할 가능성이 많다. 프렌차이즈라고 예외라 생각 해서는 안된다. 보통의 사장님들이 크게 착각하는 부분이 난 사장이고 난 직원을 고용하는 고용주이니 내가 커피를 추출하거나 매장관리에 대해서는 직원에게만 맡겨버리고 정작 본인 은 다른 일을 보러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는 데 이러면 안된다. 나도 처음엔 열심히 직원들 과 함께 일을하며 한 2년여를 보냈다가 이쯤 됐다 싶어 매니저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맡겼 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돌아왔을 때 매니저는 이미 자신만의 운영방식을 만들어 고수하 게 되었고, 정작 사장인 나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았다. 결국, 불협화음이 생겨나면서 그 매니저는 곧 우리 매장을 떠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되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우선은 사장 본인이 전문가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 말뜻은 설사 직원 모두가 매장을 떠나는 최악의 경우가 다가와도 본인 스스로가 완벽하게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탄탄한 실무능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진득하게 까페내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체질 이면 더욱 좋다는 것이다. 외향적이기만 한 사람들은 까페를 해서는 안된다. 부부가 같이 하는 까페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부럽지 않은 경우였다. 일과 가정은 다소 분리되어져야 한다는 나의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그런 생각들이 고 쳐지게 된 건 엉터리 직원의 유입에서 비롯되었다. 나름대로 사람을 볼 줄 안다고 채용과정 에서 필터링을 한다고 하였것만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직원의 질이 점점 떨어져가면서 사장인 나로선 매우 고독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 때 처음으로 아내가 없음이 무척 아쉬웠었다. 전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 람이 없음으로 인해 생겨나는 결핍이 사람을 무척 힘들게 하더란 것이다. 까페 옆에 닭강정 집이 있었는데 부부가 운영을 했다. 거기도 처음엔 사람을 뽑아 비교적 여유있게 운영하더 니 나중엔 나와 비슷한 문제로 직원들을 다 없애고 두사람이 운영을 하였다. 처음으로 부러 웠다. 바쁜 시간대를 제외하곤 두 사람이 협력하여 일을 나누어서 하다보니 몸은 힘들었겠 지만 그래도 믿을 수 있는 사람끼리 최선을 다해 효율적으로 일을 하였다. 내 입장에선 보 기가 좋았다. 장기적으로 까페운영을 고려한다면 혼자보다는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같이 할 수 있기를 권해 본다. 물론, 꼭 부부가 아니더라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