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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나무 Feb 22. 2024

또 다른 인생을 꿈꾸다

 내 인생의 화양연화(치앙마이 한 달 살기ㅡ에필로그)

삶의 방식은 다양하다. 어떤 삶을 살든 그 삶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느 신부님은 노년의 삶은 먹고, 마시고, 노는 삶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아끼지 말라고 하셨다. 우리의 부모님들은 많이 아끼고 절약하여 자식에게 남겨주려고 하셨다. 버는 것에만 익숙하였지 쓰는 방법을 잘 모르셨던 것 같다. 이제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자식보다는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삶에 노년의 가치를 두고 제2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나 역시 부모님처럼 아끼고 절약하는 삶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 설령 이 생각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나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적어도 내 삶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나 이기에.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없이 추위를 피해 무작정 떠 한 달 살기였다. 막연히 생각만 했지 스스로 실행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은퇴이민을 간 선배가 대단해 보였고, 이곳저곳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여행하며 한 달 살기를 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무엇보다 언어부족함과 외국생활에서 치안이 제일 걱정되었다. 행히 영어야 유창하게 구사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단어 짜깁기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황이고, 번역기도 있으니 그리 문제 될 것 같진 않았다. 거기다 치안도 안전하다고 하니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했다. 구태여 한 가지 더해 본다면 골프비용이 저렴하다고 하니 늘 계륵 같았던 창고 안의 골프채에게 마지막 기회를 한번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이제부터는 잘 쓰지 않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은 처분하고 마음도 몸도 좀 홀가분하게 살고 싶고 생각해 왔던 터였으니까.


이렇게 해서 난 치앙마이는 내 인생의 화양연화였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성은 다르지만 적어도 내겐 참으로 아름답고 의미 있는 내 삶이 꽃이 되는 순간들이었다. 획을 수정하여 비행기표를 교환하여 연장할 정도로 더 머물고 싶은 즐거운 생활들이었다. 골프만을 목적으로 간 것도 아니고, 관광만을 목적으로 간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알고  있는, 하고 싶은 여행의 묘미를 한달이란 기간동안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었다. 이번여행은 끌려다닌 여행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즐겁고 건강한 삶의 연장선었다. 다행히 내가 이렇게 만족할 수 있는 데에는 여행이라는 이름아래 길 위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만남들은 내 삶의 궤도를 수정하기도 다.


앙마이라는 도시가 가진 많은 특색들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한 달 살기에서의 여러가지 경험들은 분명 살아가는 날 동안 내 삶의 중간중간 회자되 읏음짓게 할 것이다. 쿠킹클래쓰, 요가, 골프, 뗏목 투어, 무에타이 관람 등의 현장 체험. 마켓 및 야시장 투어, 타이 마사지와 톡쎈 마사지등의 관광 서비스 문화. 수많은 사원투어로 불교문화의 이해. 빠이, 치앙마이, 치앙라이, 치앙다오, 치앙샌등의 도시투어로 저마다 색깔 있는 도시문화의 다양성 알기. 메콩강을 중심으로 한 트라이앵글 라오, 미얀마의 국경문화 이해. 맛집 카페투어로 변화하는 힐링문화 경험. 녹차와 커피 원산지, 박물관과 역사관, 복합문화공간 방문으로 그들의 역사와 문화이해. 따뜻한 나라에서 사시사철 피고 지는 꽃축제 관광등 브런치에 다 풀어내지 못한 많은 경험들은 내 마음을 한껏 풍성하게 해 줄 것이다.


돌아와서 며칠이 지났다. 미루어 놓은 일들로 바쁜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자꾸 그곳이 생각났다. 그리워졌다. 동남아시아 여행을 하고 걸린 "오라 오라 병"에 나도 걸린 것 같다. 아니 이미 걸려있었다. 올 때 다음 여행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온 걸 보면. 무엇보다 돌아와서 화내고 무표정하고 따지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적응이 안 되었다.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의 그러한 행동은 인생전반을 돌아보게 했다. 하루하루 웃고 살아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을 그렇게 사는 것이 안타까웠다. 물론 그런 표정 속에는 나도 속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그곳 사람들의 해맑고 친절했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남녀노소가 함께 만들어낸 그들의 여유있는 문화가 그리워졌다. 비록 없이 살지만 누구에게나 웃으며 친절했던 치앙마이 사람들이다. 분명 우리나라가 그들보다 훨씬 더 잘 사는데 행복지수는 그들이 높것 같다. 물론 내가 만난 사람들이 전부는 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가난하거나 없는 게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님을 그들은 몸소 보여 주었다. 그들의 맑게 웃는 표정 친절함이 말해주고 있었다.


또다시 다음여행을 꿈꾸어 본다. 카이, 우돈타니, 치앙칸, , 매홍손등 아름다운 태국의 지방들을 곁눈질하며 구글앱에 체크해 본다. 물론 내가 가보지 못한 유럽에도 아름답고 좋은 곳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처럼 마음이 편할는 모르겠다. 노에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어서 안 될 것이기에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 다. 흔히들 말한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고. 아무렇게 살자는 이야기가 아님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은퇴 후 한 번쯤은 모든 걸 내려놓고 편안하게 나를 위한 인생을 즐기며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기회는 내가 만드는 것이고, 도전도 내가 하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한 번뿐인 인생을 나만의 색깔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


                                                                                                                       사진출처ㅡ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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