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는 볼거리 중 하나가 야시장이고 마켓이다. 고급스러운 백화점 쇼핑몰도 있지만 거리에 열리는 특색 있는 마켓들이 많다. 나 역시 마야몰이나 센트럴 페스티벌 같은 대형쇼핑몰을 가끔 가긴 했다. 유심을 갈아 끼우거나 통신,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서 들르긴 했지만 깨끗하다는 것 외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딱히 피곤해 맛집을 찾아가기 귀찮을 때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게 전부였다.
야시장은 우리나라와 별로 다를 바 없이 거리에 현란한 조명과 다양한 물건, 음식들이 코너마다 설치되어 있다. 그야말로 지역축제 때 열리는 야시장을생각하면 되지만 규모가 무척 크다. 물건을 파는 사람과 구경하며 사는 사람들로 붐비고, 때론 흥정도 이루어지지만여행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관광지이다.거의 밥을 사서 먹는 것으로 해결하는 나라라 구경하면서 물건도 사고 식사해결을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중 찡짜이 마켓은 치앙마이에 많은 시장유형들 중에 가장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시장이다. 주말에는 활기차게 시장이 열리지만 3시 정도에는 파장이 되어 일찍 가야한다. 유기농 상품과 수공예 상품들을 많이 팔고 있으며, 판매자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작품들을 팔고 있다. 식상하고 많이 보아 온 물건들보다는 조금은 세련되고 가격대가 나가는 퀄리티가 높은 물건들이 거래되고 있다.가게에는 자신들의 상점에서 특화된 제품들을 홍보하려고 영상물을 만드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판매보다는 홍보에 전념하는 듯하다. 세월 속에 변화된 시장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곳이다. 예쁜 굿즈매장도 별도로 있어 유독 젊은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코코넛 나무로 울창한 코코넛 마켓은여느 시장과 다를 바 없지만 열리는 장소가 특별했다. 커다랗고 높이 우뚝 선 코코넛 나무의아름다운 숲 속에서 다양한 물건들의 거래가 이루어졌다. 자연이 주는 아늑함 속에서의 왁자지껄한 시장 분위기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삐걱 거리는 대나무다리를 건너서 자유롭게 사가지고 온 음식을 울창한 숲 속에서 먹을 수 있었다. 물건을 구입하러 온 사람보다는 예쁜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이 더많았던 것 같다.
이밖에도 선데이 마켓, 나이트 바자, 치앙마이 대학 앞의 야시장등은 규모가 크게 열리는 곳들이다. 하루씩 날을 정해 관광하는 것도 한 달 살기 하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밖에도 태국에서 오래된 역사를 지닌 재래시장 와로롯과, 채소와 야채를 주로 많이 파는 무앙마이 시장등은 치앙마이를 여행 간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이곳에 가면 과일의 여왕이라고 하는 두리안을 맛볼 수 있다.물론 이 두리안은 향으로 인해 호불호가 유독 많은 과일이긴 하지만.
볼거리로는 캄 빌리지와 역사박물관도 한 번쯤 다녀 올만 했다. 특히 학생이 있는 가족들이 여행한다면 추천할만한 곳이다.캄 빌리지는 올드타운 내에 있는 멋지고 깔끔한 문화복합공간이다.캄빌리지에서는 건축, 공예, 예술,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멋진 인테리어 속에 전시되어 있다. 여유롭게 둘러보며 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멋진 카페도 있고 이층에는 도서관이 있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세련된 건축물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치앙마이에서 한 달 이상이라는 시간을 보냈으니 이곳의 역사에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듯싶어 역사박물관을 방문했다. 마침 학생들이 현장학습차 견학을 하고 있었다. 다양한 유적과 이곳 사람들의 생활상이 사진이나 모형물로 전시되어 그 옛날의 삶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민속촌이나 경주가 떠오르는 곳이다. 노점상, 부엌이나 안방의 가재도구등이 그 옛날 우리네 모습과 다를 바 없어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비슷하구나 하는 동질감도 느껴본다.
치앙마이는 마약의 나라라고 하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아편대신 녹차와 커피를 생산하여 차의 종주국이 되었다. 고산지대에서 만든 도이창 커피와 추이퐁의 넓은 녹차밭에서 생산한 녹차는 한 번쯤 마셔 볼 만하다. 도이창은 치앙마이에서 단지 먼 거리인 치앙라이에 위치해 있다는 불편함은 있지만누구나 관심이 있는 백색사원을 가는 길에 들러 본다면 좋은 커피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지난번 관광 시 멀미약 복용으로 울렁증에 도이창 커피를 마셔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번에는 농장으로 다시 방문한 케이스다. 물론 다른 관광지와 함께 간 곳이기는 하지만. 또한 추이퐁 역시 제주의 오설록이나 보성의 녹차밭 같은 예쁜 자연의 푸르름과 녹차로 만든 갖가지 디저트 음식들을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치앙마이의 한 달 살기이다. 전문 여행가가 아니기에 시간적, 여건적으로 글로 옮기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단지 혹여 은퇴 후 아니, 치앙마이한달 살기를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조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물론 인터넷에 다양한 정보가 있지만. 처음 해외에서의 한 달 살기이기에 낯선 것들이 신기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 지기에 기록하지 못한 기억들을 두서없이 나열해 본다. 혹여 글감이 궁색한 어느 날 또다시 기억을 소환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