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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리 Sep 22. 2020

제주 #13

마늘,양파 그리고 빵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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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우린 빵집으로 향한다. 게스트하우스가 애월에 있어 제주의 서쪽으로 가야 하니 어디를 들를까 하다, 함덕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오드랑 베이커리로 향하고 있다. 마농바게트가 유명한 . 마농바게트 하나 어니언베이글 하나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본다. 과도 하나와 포크 세 개, 물티슈 세 개를 챙겨준다. 마농바게트의 마늘향이 지글지글 올라온다. 바게트 사이로 맛있게 스며든 달짝지근한 마늘향이다. 어니언 베이글은 양파와 크림치즈가 어우러져 입안을 꾸덕하게 채워준다.

양파와 마늘, 한국인의 소울푸드. 양파가 많이 들어가면 무슨 음식이든 맛있다. 보통 내가 만들어 먹는 음식들에는 양파들이 많이 들어간다. 거의 모든 요리의 베이스 야채는 양파다. 된장찌개, 닭볶음탕, 야채 볶음들, 라면, 짜장면 모두 양파를 넣는다. 버거킹이 맛있는 이유는 패티가 맛있는 건 당연한 거고, 중요한 건 양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아삭하게 씹히는 물에 담가 매운맛을  생양파가 햄버거에 생명을 불어넣는듯하다. 마늘도 마찬가지다. 한식의 기본은 마늘이니깐.



이건 과도가 아니라 빵칼이야.”

친구가 빵칼이라고 한다.  집에서 항상  칼로 과일을 깎아주셔서 과도인 줄 알았는데, 아하. 어쩐지 칼날이 울퉁불퉁하게 빵을 자르기 좋게 되어있었네. 그냥 손이 쉽게 베이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든 건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아하! 새로운 사실! 조금은 뻘쭘하다.

그리고 앉아 친구A 연애 이야기를 친구B와 같이 듣는다.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이 도움이  때가 많다. 친구A 그렇지 않을까. 조금은 씁쓸해 보이는 눈치지만 그래도  빵집에서 이야기를 하며 마음의 짐을 조금 덜고 가지는 않을까. 그러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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