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야, 내 맘 알지?
초등학생이 된 나.
매일 놀기만 하던 내가 초등학생이 되었다.
매일 삐뚤빼뚤 글씨를 쓰며 받아쓰기 연습을 한다. 어렵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늘 하던 대로 언니랑 동네 아이들이랑 구슬치기며 딱지치기, 비석 까기, 숨바꼭질... 쉴 새 없이 논다. 그날도 받아쓰기 연습은 안 하고 놀고만 있었다.
다음날… 받아쓰기 결과는 엉망이었다.
선생님은 그날따라 기분이 안 좋았던지
시험점수가 낮은 아이들을 부르더니
집에 가서 엄마를 모셔오라 하신다.
거기에 나도 포함되었으니,
한숨을 푹푹 쉬며 초조한 맘으로 집으로
갔다.
엄마는 집안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다.
받아쓰기 못해서 엄마 데리러 왔다고 했다.
엄마는 할 일이 많고 가고 싶지 않다
하신다.
아마 딸이 창피해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나 보다.
이해는 간다.
하지만 선생님이 엄마를 모시고
오라 했는데.. 나는 어쩐단 말인가?
때를 쓰며 학교 가자고 하지만
엄마는 꿈쩍도 안 한다.
화가 난 나는 저녁반찬으로
엄마가 사다 놓은 두부를
양손으로 마구마구 뭉개어 버렸다.
아뿔싸! 엄마 한데 이제 혼났구나 싶었다.
그런데 엄마는 뭉개진 두부를 보고
나를 보더니 그저 아무 말 없이
하던 일을 하셨다.
'휴~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엄마 눈치를 살폈다.
평소 같았으면 엄청 혼났을 법도 한대.
그날은 내가 안쓰럽게 보였나?
뭉개진 두부를 밀어놓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홀로...
다시
학교를 향했다.
발걸음만큼이나 마음도 무거웠으니..
선생님께 뭐라 말하나?
그냥 어제 놀지 말고
받아쓰기 공부할 걸 그랬다.
하지만 초등1학년인 난
늘 노는 게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