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놀이
난 탄광촌에서 태어났다.
아침에 빨래를 열면 금세 옷들이 검어지고
하얀 옷을 입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하는 그런 곳이었다.
뛰어다니기 시작하던 그날부터..
동네 언니 오빠들이 하는 이어달리기 놀이에 나 또한 선수가 되어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 그 당시 우리들의 최고의 놀이였다.
두근거리는 맘으로 바통을 받아
쉼을 헐떡거리며 상대를 이기려고
전력 질주를 한다.
나의 있는 힘을 다해
모든 생각을 집중하고
오직 달리기에만 열중한다.
드디어 다음 선수가 보인다.
숨이 차지만 끝가지 가야 한다.
팔부터 먼저 길게 뻗어
바통을 주고서야
이내 안심이 든다.
열기로 뜨거워진 몸,
얼굴이 화끈거린다.
숨이 무척 차다.
목이 따갑다.
심장이 사정없이 뛴다.
그런데 이 기분이 나는 좋다.
겨우 숨을 고르고야
우리 선수가 언제 오나
목을 빼고
아이들과 지켜본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은..
난 달리기를 못한다.
몇 년을 갈고닦았는데,
이건 또 뭔가 싶다.
8살이 되던 해에
나는 추억의 친구들을 뒤로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체육대회를 하던 날이면
4명 중에 나는 늘 3등 아니면 꼴찌였다.
2등, 1등 도장은 나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몸은 달리기를 할 만한
민첩한 몸의 구조를 갖추지 못했나 보다.
그리고 학창 시절 내가 제일 싫어한 과목은
다름 아닌 체육이었다.
역시 난 운동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어린 시절
달리기 놀이는
나를 무척이나
행복하게 만들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
그 놀이!
그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