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한 것은 일본의 저런 성공의 기반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일본인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의 일반인들부터 상아탑에 계신 분들까지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해 “가볍다”, “저질이다”, “변태적이다”, “돈벌이용이다”, “알맹이가 없다”라고 판결내리는 동안,
그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일본의 신세대들을 진정한 '21세기 어른들'로 육성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그러나 『걸리버 여행기』처럼 철저히 아동물로 인식된 <우주소년 아톰>, <기동전사 건담>, <미래소년 코난>,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 <은하영웅전설>, <개구리 중사 케로로>, <패트레이버>, <에반게리온> 등이 그런 순기능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세계관, 가치관, 건전함, 그리고 지혜를 형성했는가를 말이다. 그 일환으로 이 "20세기에서 본 21세기"에서는 데츠카 오사무의 <우주소년 아톰>을 잇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기념비적인 대작인 <모빌슈트 건담>(이하 <건담>)을 다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