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의 빈자리가 느껴져요.
매일 아침 나랑 같이 출근했던 사람.
시간 날 때마다 톡을 주고받았던 사람.
저녁을 먹으며 내 얘기를 쉬지 않고 들어주던 사람.
늘 자기 전에 꼭 안아주던 사람.
내 안에 자리하고 있는지 몰랐던 누군가의 빈자리가 느껴져요.
매일 찾아가면 언니, 안녕! 하고 반겨주던 사람.
미소가 참 예쁘고 밝은 사람.
어디든 함께 다니던 누군가의 빈자리가 느껴져요.
늦은 밤 자가용을 타는 친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같이 지하철을 타던 사람.
나랑 장난코드가 제일 잘 맞는 사람.
서로의 고민이나 걱정을 말하며 울고 웃던 사람.
오늘은 나를 이루는 세상에 유난히 빈자리가 많은 날이에요.
춥고 공허한 밤이네요.
2.
마지막.
시작이 있다면 항상 끝이 따라오는 법이에요.
오늘은 삼 년의 노력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날이었어요.
늦은 밤 외롭게 집에 가고 싶지 않았는데,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발목을 붙잡아요.
‘마지막’ 날이 지나고 나면 내 안에 작은 빈자리가 생길 거예요.
- 오늘도 지하철?
- 응, 지하철이 조용하고 좋아.
- 조심히 들어가~
마지막 날은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조용한 지하철 안에서 오늘 하루를 되짚어 보아요.
조용한, 때론 공허한 지하철.
춥고 공허한 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