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삼아 네이버 지도에서
'오리연못'으로 검색을 해보니,
'카이스트오리연못'이 나온다!
처음부터 이곳이 '오리연못'은 아니었다.
언젠가 한 교수님이 오리 몇 마리를
구하셔서 풀어놓은 후부터다.
그런데, 길고양이들이 오리 병아리를
물어가는 일이 잦자
보디가드 차원에서
거위도 들여오게 되었다.
거위는 영역 보호 본능이 있어서,
고양이건 사람이건 자기 땅에 들어오는 건
달가워하지 않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리, 거위들에게 밥을 주러 갔다가
거위들에게 쪼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거위는 날지 못한다는 '편견'이 있다.
사람들은 거위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거위가 날지 못한다는 것은 잘 아는데,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가 이 편견에 크게 기여했다.
사실 인순이의 노래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원곡은 카니발이 불렀다.
나는 김동률x이적이 부른 원곡을 훨씬 좋아한다.
어쨌든 이 거위의 꿈이란 노래로,
사람들은 거위는 날지 못하는 새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네이버 지식인 검색에서도, 누군가
'거위가 날 수 있나요?'
란 질문을 올렸는데...
답변이 하나같이
'거위의 꿈' 가사다.ㅋㅋㅋㅋ
그런데, 누군가는 그 가사를 적고서
'이 노래 아시죠? 네, 거위는 꿈에서만 납니다.'
이러는 반면, 누군가는
'이 노래에서처럼 거위는 "날을 수 있어요" '
그런데 분명히 거위는 날 수 있다.
아마 졸업한 이후로 기억한다.
눈이 많이 온 날이었는데,
자려다가 문득 거위와 오리 생각이 났다.
연못은 얼어있고, 눈도 많이 왔으니
먹을 것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일 것이다.
차를 몰고 편의점에서 새우깡 두 봉지를 샀다.
연못 옆에 차를 세우고,
눈길을 걸어 거위와 오리들을 찾았다.
그런데 굳이 찾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었다.
과자 봉지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끼욱 끼욱-' 울음소리를 내며
저만치에서 거위가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얀 눈밭 위로 거위 수마리가 날아오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그 뒤로는 오리들이 뒤뚱거리며 걸어왔다. ^^
거위를 날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날지 못한다는 믿음이다.
당신이 행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행복하지 않다는 믿음일 뿐이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당신을 불행하게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