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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Jan 19. 2023

봄이 오면 여름이 오듯

지금은 계절의 변화가 모호해졌다고는 하지만 나름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하나의 계절로, 혹은 두 개의 계절로 극단적인 날씨가 계속되는 먼 나라의 모습들을 볼 때면 그래도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가 느끼는 이 사계절은 일정 주기에 맞춰 스스로의 옷을 잘도 갈아입는다. 


생명이 태동하는 봄은 한 해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며 다양한 색감을 지닌 꽃들을 시작으로 나름의 존재를 알린다. 봄바람이 살살 불어올 때면 겨울 내내 얼었던 우리의 마음도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여름엔 본격적인 날씨의 따뜻함이 그 정도를 넘어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 때론 너무 더운 날씨가 야속하긴 하지만 그 자체로의 매력이 여름을 상징하니, 그러려니 하며 또 다른 계절을 기다리곤 한다. 우리들의 휴가 시즌이기도 한 여름을 부정적으로만 보진 말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데 왜 내가 이리 살이 쪘는지...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은데 가을이 딱 그러한 날씨가 아닌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높디 높은 하늘이 우리에겐 겸손함을 알려주는 듯 한데, 여름 못지 않은 따사로운 햇살은 마지막 추수거리들을 익게 하려는 하늘의 노력도 알게 된다. 


겨울은 모든 것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듯 하지만 그 안에서도 겨울만의 시작점이 존재한다. 봄과 여름, 가을에는 볼 수 없는 '눈'을 보며 우리는 동심의 '그것'을 찾는다. 이제는 모두 오리화 하는 재밌는 모습들이 보이는 시대를 살아가지만 아침에 일어나 창문 밖을 볼 때 펑펑 내리는 눈을 보면 우린 모두 사춘기 소녀가 된다. 





우리의 삶도 이런 사계절과 같지 않을까?


꼭 하나의 계절만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 긴 세월을 산 것은 아니지만 40여년 살아오며 느낀 것은 우리의 인생도 사계절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 우리의 삶에도 이러한 과정이 연속된다. 


기쁜 일이 있다가도 슬픈 일이 생기고, 행복한 마음이 있다가도 짜증나는 일이 생긴다. 이러한 흐름은 하나의 법칙과도 같아서 정신을 차리지 않을 때면 우리는 이러한 감정의 변화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게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인생이 항상 이러한 흐름을 갖고 있으니 너무 일희일비 하지 말자는 말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는 말은 우리가 죽을 것 같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더라도 그 이후엔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힘든 요즘을 살아가고 있다면 자신에게 이러한 최면을 걸어보자. 이 일이 지나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올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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