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다면 나는 행복할까?
어쩌면 그 능력을 썩히기 어려워서 더 많은 일을 감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더 많이 알 테고, 더 많이 느낄 테고, 더 많이 보고 행동할 텐데
그 능력에 맞추어 내 마음까지 큰 내가 되어 살 수 있을까?
알 수 없다.
아이들은 어떨까?
가족의 소중함을 배우는 실과시간에 함께 가족영화를 보다가 '초능력'이라는 글감을 던져주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내가 어렸을 적 그것과 닮아있었다.
하늘을 날아보고 싶다. 전 세계 어디든 여행할 수 있으니.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엄마에게 혼나기 전으로 돌아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기회가 생겼으니.
똑똑해지고 싶다. 공부하지 않아도 시험문제를 척척 잘 풀어낼 수 있도록.
늙지 않는 약을 개발하고 싶다. 우리 엄마 아빠 영원히 함께 살 수 있도록.
열세 살의 마음으로 담은 초능력은 시험과 가족과 친구로 가득 차 있었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아이의 글을 발견했다.
모두, 초능력을 상상하며 마음이 들떠 있을 때,
아이는 후회의 순간을 생각해 냈다.
열세 살의 아이는
서른세 살의 깊은 마음을 품고
그리움과 사랑과 후회와 다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아이를 칭찬하고 꼭 안아주는 것뿐이었다.
얘들아!
우리는 어쩌면 이미 초능력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니 얼마나 감사하니!
얼마나 소중하니!
아이들의 마음이 보이는 글쓰기가 참 좋다.
만약 내가 능력을 선택할 수 있다면
꼭 필요한 상황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건네줄 줄 아는 능력을 선택하고 싶다.
그럼, 더 좋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