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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더 잘 안 보이는 낯

보이지 않을 게 보이고 정작 보여야 할 낯은 보이지 않는 우리의 한낮

by 박재

가짜 낮



조용한데
지나치게 밝았다


눈이 아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먼지까지 또렷하게 뜨는데
정작 보여야 할 것은
허옇게 사라졌다


섬광은 감은 눈을
초록으로 채웠고
그 초록은 점점
내 시야의 전부가 되었다


필수의 소리들이
모여 소음이 되고
울음은 그 속에서
가장 먼저 실종되었다


나는
그 밝은 데서
한 가닥의 그림자도
확신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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