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컷'이라 말해주지 않는 인생.

내가 주인공인 장면조차 무편집으로 찍히는 오해의 순간들을 살아간다.

by 박재

누구나

한두 번쯤

다시 찍고 싶은 장면이 있다


하지만 그날

나는 말이 꼬였고

눈빛이 흔들렸지만

컷은 없었다


화면 가운데

내가 있었지만

나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아버지는

내 방문을

열었다가

닫으셨다


친구의 담배갑이

손 안에

낯설게 있었다


설명할 틈은 없었고

그 순간 그 장면의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말하지 못한 필름들이

되감기 없이

지금도 돌아간다


편집되지 않은 프레임이

무편집의 나를

완성했다


나는 여전히

컷 없는 연기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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