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에 생일 표시 안 하는 사람

제 생일을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안 받고 안 주고 싶어요.

by 박재

생의 일



언제부턴지 모르게

그 월이 오면 잠을 더 많이 잤다


무의미한 짓일 수 있지만
아무에게 알려주지 않았고

어디에도 공유하지 않았다


어릴 적 한 번쯤 초를 불어봤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은 간절한 망상이었을까

남은 건 어찌 알고 연락 온 광고문자 뿐이다


소원했던 물건을 받은 기억은 없다

주고서 받고 받고서 주고 분명 거래는 등가인데

주고 받은 뒤 나만 가난해진 마음이 여럿 있다


받으면 줘야 하니까

에펠탑이 그려진 파란박스가

내게는 조금 버거웠다


노래까지 부른 적은 없지만 자정이 지나기 전

왠지 가만히 앉아 내가 나를 안아본 적은 있다

날개죽지뼈와 겨드랑이살이 한 웅큼 손에 잡혔다

의미 없는 행동으로 만들어진 동굴에 고개를 묻었다


피가 몰리고 숨이 되돌아와 금방 더웠다

기이익 소리내며 고개를 가로젓는 날개는 무용한 열이었다


배꼽이 보였다 내 배꼽은 크고 넓고 깊어서 누가 엄지발가락도 들어간다고 했었다

울음이 샜다 청승이 생각나 멈출까 고민했지만

이 날의 일은 우는 게 맞다 조금 더 울자 매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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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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