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않은 것들, 원치 않는 것들 좀 주지 마라.
탈탈 털고 싶은 날이 있다
기어코 덕지덕지 붙은 날들
내가 받은 것도,
받고 싶지 않았던 것도
대부분 내게 남았다
손을 턴다 해서 떨어지진 않았다
손가락 등만 따끔했고
이마에 땀만 맺혔다
나는 비를 원하지 않았다
하늘에서 뿌린 물도
땅속에서 솟은 물도
바다에서 밀려온 것도
다 싫었다
물은 머금고 고민할 틈도 없이 스며들텐데
살아날 것들이 살아날까 두렵다
숨쉴까 봐
다시 설까 봐
허공을 껴안고
위로 올라가본다
부유하는 동안 맞은 풍파로
주황물이 뚝뚝 흐른다
분분해지리
나의 끝이,
어쩌면 나의 자유일 수 있으니